8월 경상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수입이 늘고 비IT 품목의 수출이 위축되면서 흑자 폭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무역수지 호조에 힘입어 9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반기 전망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8일 한은이 발표한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66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5월(89억2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흑자 폭은 올해 4월(-2억9000만달러), 1월(30억5000만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작았다.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수입은 508억60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4.9% 확대됐다.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원자재(6.1%), 자본재(7.8%), 소비재(2.0%) 등 모든 부문이 두 달 연속으로 늘었다. 특히 자본재는 수송장비(46.0%), 반도체(18.7%), 반도체 제조장비(14.7%), 정밀기기(8.3%) 수입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비IT 품목의 수출이 쪼그라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철강제품(-0.2%), 기계류·정밀기기(-1.6%), 승용차(-3.6%) 비IT 품목의 수출이 대부분 감소했다. 승용차 제조업체의 가동률이 부분파업, 생산라인 현대화 영향으로 하락한 결과다. 화공품(-4.4%)은 중국의 경기둔화 등 대외수요가 약화하면서 부진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IT 수출은 탄탄했다. 정보통신기기(44.0%), 반도체(38.3%), 석유제품(0.6%)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출은 574억5000만달러로 집계돼 전년동월보다 7.1% 확대되며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된 경상수지는 총 536억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106억7000만달러)과 비교하면 429억3000만달러 늘어난 수치다.
한은은 하반기 경상수지 전망치(353억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측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수입이 2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IT부문의 견조한 흐름에 경상수지 확대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9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 흑자가 8월보다 확대됐고, 9월에는 분기배당 지급 효과도 해소된다"며 "AI(인공지능) 투자 모멘텀 강화, 중국의 경기부양 노력, 미국의 경기 연착륙 기대 등을 고려하면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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