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00억달러 유입 기대...670억달러 전망도
금리 하방 압력 작용해 채권 가격 상승 효과
지난 6월 불발된 MSCI는 과제로 남아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깜짝’ 편입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입성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WGBI가 MSCI 편입의 관문으로 보고 있어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한국 시장 접근성을 1단계에서 2단계(편입)로 재분류하면서 기업들 조달 비용 부담이 덜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써 채권 시장의 숙원은 일부 해소된 모양새지만, 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다음 관문으로 꼽힌다. MSCI는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주식 지수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주요 펀드에서 벤치마크로 삼고 있다.
해당 지수에 편입되려면 후보군인 관찰대상국(Watch List) 명단에 올라야 한다. 내년 5월 심사를 거쳐 6월 명단이 나온다. 이후 2026년 6월 지수 편입이 정식 발표되고, 2027년 6월 실제 편입이 이뤄지는 절차를 거친다.
지난 6월 도전 때 MSCI가 한국을 재차 신흥국(EM)으로 분류하면서 불발 사유로 지적한 공매도 전면금지가 내년 3월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주요 걸림돌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매도 금지만 풀린다고 편입을 장담할 순 없다. 실제 편입 불발 이후 MSCI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18개 평가항목 중 6개에 ‘마이너스(-)’ 평가를 내렸다. △외환시장 자유화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 흐름 △청산 및 결제 △투자 상품의 가용성 △이체성 등도 개선해야 한다.
이번 WGBI 편입 확정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국채 수요가 늘어 금리가 하락하면 우량 회사채에 대한 기관들의 낙수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국채 금리와 탈동조화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던 국내 채권 금리가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8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8bp(1bp=0.01%p) 떨어진 연 2.932%에 마감했다. 1년물과 2년물 금리는 각각 0.9bp와 1.9bp, 10년물 이상 장기물도 모두 2bp 이상 하락했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등을 통한 자본 유입이 채권 가격을 높이는 재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에선 지수 편입이 이뤄지는 2025년 11월까지 6~12개월 시차를 두고 최소 500억달러(약 70조원)가 국내 국채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WGBI 추종 자금이 2조4000억달러이고 한국 비중이 2.0% 정도임을 감안한 수치다. 그 규모가 670억달러(약 90조원)라는 시각도 있다.
외국인투자자의 국고채뿐 아니라 우량 크레딧채를 향한 투자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편입은 자본유입 확대, 대외 신인도 제고를 통한 이른바 ‘원화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국고채 발행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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