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내용은 주로 김 위원장의 통치이념인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 강조
-주민들 "먹고살기도 바쁜데 쓸데없이 오라 가라 불러대" 비판적 시각 드러내
[파이낸셜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0일 함흥시 사포구역 출판물보급소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도하며 "절세위원들의 불멸의 업적을 보여주는 위대성 도서를 통해 사상교양사업의 실효성을 높여나가자"라고 말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오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강연회가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9일 전해졌다.
북한 관련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구한 함경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함흥시 성천강구역 연구실에서 구역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원들을 대상으로 당 창건일 기념강연회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강연회는 중앙당 선전선동부에서 내려보낸 강연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는데, 강연자료는 북한식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과 조선노동당 창건의 역사 및 의미에 관한 서술로 시작해 김정은의 통치이념인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를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 같은 강연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된 강연회에 참석한 여맹원들은 날 선 반응을 내놨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주요 기념일마다 최고지도자의 영도력 찬양 일색인 강연회를 진행하는 데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어떤 여맹원들은 ‘먹고살기도 바쁜데 쓸데없이 오라 가라 불러댄다’며 불만을 쏟아냈고, 어떤 여맹원들은 어머니당이라는 표현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어느 어머니가 자식들 생계 대책도 세워주지 않으면서 떠받들기만 요구하냐’고 비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여맹원들은 “언제적 선군정치를 아직도 얘기하고 있냐” “선군정치가 우리를 살렸느냐. 오히려 고난의 행군이 와서 죽다 살아난 게 아니냐”는 격한 반응까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강연자료에는 선대 수령인 김정일의 ‘선군정치’와 김정은의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에 대한 언급이 포함됐다. 김정일과 김정은 시대 통치이념을 같은 선상에 두고 모두 찬양한 것이다. 특히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를 찬양하는 데 지면을 더 많이 할애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북한은 강연자료에서 김정은의 위대한 혁명사상에 따른 것이라며 “이러한 사상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를 역사적 퇴물로 규정하고 이를 영원히 매장하려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으며 역사의 주체인 인민대중이 세계의 변화와 승리의 주역이 될 수 있는 방안도 담고 있다”고 서술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조선노동당이 어머니당으로써 험난한 과정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인민대중을 위한 당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위대한 인민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편 소식통은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내려보낸 강연자료로 진행되는 기념강연회는 지난달 25일부터 도내 각 기관과 조직들에서 차례로 진행되고 있다”며 “강연회는 당 창건일 전까지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월 17일 "위대성 도서를 통한 교양사업을 잘해나가고 있다"라면서 함흥시 사포구역출판물 보급소를 조명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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