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건국기념일(쌍십절)인 10일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 설치된 단상에 올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다시 중국과의 '양안 관계'의 연관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내놓으며 중국을 자극했다. 대만과 중국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두 국가론의 입장을 재천명한 것이다.
지난 5일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중화민국(대만)의 조국이 아니다"라는 언급으로 중국의 강한 반발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발언으로 중국의 대만 해협 봉쇄 시도 및 무력 시위 등 군사적 압박 우려가 커지고 있다.
라이칭더 총통은 10일 타이베이 총통부 앞 광장에서 열린 건국기념일(쌍십절) 행사에서 "대만과 중국은 서로 종속되지 않는다"면서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중화민국(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취임 후 첫 번째 건국수립일을 맞은 라이 총통은 "총통으로서 임무는 국가 생존과 발전을 지키고 대만 국민을 단결시키며 국가의 주권이 침해되거나 병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는 이 땅에서 성장하고 번영했으며 중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 등에서 국가의 전반적인 회복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단결하고 준비가 되어 있을 수록 대만해협은 더 평화롭고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라이 총통은 지난 5일 타이베이 돔에서 열린 건국기념일을 앞둔 기념 행사 연설에서 "나이로 봤을 때 중국은 대만의 조국이 될 수 없다"라고 언급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만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과 전 세계 안보와 번영을 위해 노력할 뜻이 있다"며 "이와 함께 중국과 협력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전염병을 예방하며 지역 안보를 유지해 양안 국민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추구할 용의가 있다"라고 전지구적인 문제에 대한 협력 의사도 전달했다.
한편 친중 성향의 국민당 소속의 마잉주 전 총통은 "중화민국 헌법을 지지하고 위헌적인 두국가론에 반대한다"라며 이날 총통부에서 열리는 건국기념일 행사에 불참했다. 마 전 총통은 "라이 총통의 두 국가론 주장과 대만 독립 추구는 중화민국 헌법에 대한 심각한 위반으로 2300만 대만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라이 총통을 비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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