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리 취임 9일 만에 상견례
국교정상화 60년 맞춰 협력 강화
아시아판 나토 구상은 논의 안해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비엔티안(라오스)=김윤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했다.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의 첫 대면으로, 이시바 총리가 취임한 지 불과 9일 만에 개최되는 양자회담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아세안과 한국·중국·일본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이시바 총리를 처음 마주했다. 이후 별도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지난 1일 취임한 후 바로 이튿날인 2일에 처음 전화 통화를 하고 가까운 시일 내 정상회담을 갖자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지난달 이시바 총리가 사실상 총리직을 맡게 되는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후부터 한일 양국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 개최를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한일회담은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처음 대면한 자리인 만큼 '상견례' 성격이 강하다. 그럼에도 단순히 의례적인 만남에 그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 정상 교체에도 한일 셔틀외교를 곧장 이어간다는 의미가 크고, 또 양국 현안에 대한 상호 인식과 제안을 충분히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만큼 구체적인 협력 강화방안 준비도 이번 양자회담을 기점으로 본격화된다. 최근 임명된 박철희 주일대사 주도로 여러 가지 정책이 제안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상호 입국심사 간소화 추진을 예고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수교 60주년을 맞는 내년에 한일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지 문제의식을 나눴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심을 끄는 건 이시바 총리의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을 통한 핵공유 구상에 대한 논의이다. 한미가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핵 기반 동맹을 구축한 만큼 물밑에서 의견이 오갔을 수 있다는 추측이다.
다만 이번에는 첫 회담인 데다 아시아판 나토 구상 자체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라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또 이시바 총리가 이 구상을 실현시킬 의지가 있는지도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시바 총리가 취임 후에는 현행 미일동맹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어서 큰 변화가 있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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