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에서 "100년 만에 최악"으로 불렸던 허리케인 '밀턴'으로 최소 12명 사망
남동부 6개주 휩쓸었던 '헐린'과 달리 플로리다주만 횡으로 관통
우려보다 피해 적어, 태풍은 대서양 중심부를 향해 계속 동진
미국 플로리다주 마조레 호수 인근 도로가 10일(현지시간) 허리케인 '밀턴'에 따른 폭우로 잠겨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32명의 인명을 앗아간 허리케인 ‘헐린’에 이어 약 2주만에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밀턴’이 최소 12명의 사망자를 남긴 채 대서양으로 빠져나갔다. 밀턴은 미국 남동부 6개주를 휩쓸었던 헐린과 달리 플로리다주만 관통했다.
NBC방송 등 현지 매체들은 10일(현지시간) 집계에서 플로리다주 세인트 루시 카운티에서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밀턴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12명이라고 보도했다.
멕시코만에서 생성된 밀턴은 지난 9일 오후에 플로리다주 서부 새로소타 카운티에 상륙했다. 밀턴은 플로리다주를 관통하며 동쪽으로 이동했으며, 10일 오후 기준으로 플로리다주 동쪽 바다에서 대서양 중심부로 이동중이다.
상륙 당시 밀턴의 허리케인 등급은 1~5등급 가운데 3등급이었다. 등급은 상륙 이후 약 90분 만에 더 낮은 2등급으로 떨어졌으며 10일 새벽에는 가장 약한 1등급까지 약화됐다. 밀턴은 비록 세력이 급격하게 위축되었지만 시속 195㎞에 달하는 강풍과, 일부 지역에서 강우량 450mm까지 기록된 폭우로 곳곳에 피해를 남겼다. NBC에 따르면 10일 정오 기준으로 최소 340만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밀턴에 따른 피해는 지난달 헐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난달 24일 카리브해 서부에서 열대성 폭풍으로 시작된 헐린은 같은달 26일 밤 플로리다주에 상륙했다. 헐린은 상륙 당시 허리케인 분류에서 2번째로 강력한 4등급였으며 상륙 당시 풍속은 시속 225km에 달했다. 헐린은 플로리다주에서 북상하여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 조지아주, 버지니아주를 휩쓸고 지난달 29일 소멸됐다. 지난 7일 기준 헐린 관련 사망자는 232명으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나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1833명)를 초래했다.
현지 당국은 헐린 이후 약 2주만에 밀턴이 접근하자 급박하게 움직였다. 미국 기상청은 밀턴이 “최근 100년 안에 플로리다주에 상륙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라고 예상했다.
플로리다의 주정부는 밀턴 상륙에 대비해 주내 15개 카운티, 약 720만명의 거주자에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발표에서 "38건의 토네이도가 13개 카운티를 할퀴고 지나갔다"고 밝힌 뒤, 전날 밤 8만명 이상이 대피 명령을 준수하면서 그나마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폭풍우로 인해 큰 파괴와 피해가 있었다"면서도 "폭풍우가 심각했지만 감사하게도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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