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TKG태광이 최윤범 고려아연의 회장의 우군으로 등장했다.
11일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제리코파트너스가 제출한 영풍정밀 공개매수 정정신고서에 따르면 TKG태광(옛 태광실업)으로부터 200억원을 차입하는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1년 만기에 최소고정금리 5.7%다.
이날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기존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공개매수 자금은 1181억원에서 1378억원으로 197억원 증가했으며, 이 중 차입금만 881억원에서 1078억원으로 늘었다. 하나증권으로부터 기존 881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차입금이 증가했고, TKG태광의 차입금 78억원이 추가됐다. TKG태광으로부터 대출계약을 맺은 전체 200억원 중 일부만 이번에 사용됐다.
TKG태광은 나이키 운동화 OEM 및 ODM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TKG태광은 지난 2020년 별세한 박연차 회장을 이어 1983년생인 박주환 TKG태광 회장이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은 박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과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여겨진 곳이다.
MBK파트너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이 공개매수 물량을 늘리지 않은 것에 주목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 공개매수 물량을 최대 25%(393만7500주)를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영풍정밀 유통물량 전체인 보통주 684만 801주(43.43%)가 공개매수 대상이다.
MBK파트너스의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오는 14일 마감한다. 최 회장 측 대항 공개매수 마감일은 오는 21일이다.
이날 고려아연은 자사주 취득 가격을 기존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인상한다고 정정 공시했다. 취득 주식 수는 발행주식총수 18.0%에서 20.0%로 확대됐다. 취득 예정금액은 기존 2조6635억원에서 3조2245억원으로 증가했다.
주당 83만원에 고려아연 지분을 오는 14일까지 공개매수하는 MBK측에 맞서 사실상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마지막 승부수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막대한 금액을 경영대리인 최윤범 회장의 지위 보전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로서는 납득할 수 없다"며 "이 모든 일 후 회사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고려아연의 주주들에게는 재무적, 수익적으로 더 나빠진 회사가 남겨진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 사용돼야 하는 귀중한 재원이 소모돼 회사의 미래도 불투명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의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주당 83만원 이상의 가격경쟁은 고려아연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와의 가격 경쟁이 더욱 촉발되면, 고려아연에게 발생하게 될 손해와 부담이 더 크게 확대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고려했다. 이러한 우려를 고려아연과 각 이사진들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려아연 이사회의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는 결정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증액된 공개매수 규모인 3조2245억원은 고려아연의 지난 5년 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97.1%다. 지난 3년 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152.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자기자본의 33%"라고 강조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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