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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가계부채 위험 지속시 감독수단 추가 동원할 것"

금리인하 편승해 부실PF 정리 지연 안돼
금리인하 효과 체감 위해 예대금리차 면밀히 모니터링

이복현 "가계부채 위험 지속시 감독수단 추가 동원할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것과 관련해 "금리 인하에 따라 가계부채가 언제라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계부채 위험이 지속되는 경우 필요한 감독수단을 모두 활용해 적기에 과감히 실행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 결정 이후인 오전 11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해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태이고, 시장의 자금수요 확대 등을 고려하면 향후 시장금리 방향성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리 인하에 따라 예상되는 부문별 리스크 요인에 대해 세밀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금리 인하에 편승해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경공매 등 부실사업장 정리를 적극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정상 및 재구조화 사업장에 대해서는 "신디케이트론, 금투업권 펀드 등을 통해 자금이 원활히 공급돼 주택공급 효과가 나타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경공매 대상 12조원 중 1조5000억원 규모에 대해 정리가 완료됐다. 6조7000억원은 경공매 절차가 진행 중이고 3조8000억원에 대해서도 진행 예정이다.

중소 금융사의 연체율 상승세에 대한 집중 점검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금리인하에도 내수 회복까지는 시차가 존재해 중소 금융사의 연체율 상승세는 지속될 수 있으므로 연체율 관리계획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신속한 정리를 유도하는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채권은행의 꼼꼼한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상시적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산업에 대해서는 금리인하가 재무건전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금리 시나리오별 종합영향 평가를 실시해 섬세하게 제도를 운영하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영세·취약 차주가 이자 상환부담 경감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여신관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될 수 있도록 예대금리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p 낮췄다. 3년 2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자 4년 5개월 만의 첫 금리인하다.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도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무엇보다 우리나라 경기·성장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전에 높은 금리와 물가에 억눌린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에 숨통을 틔워주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날 금통위의 금리인하 결정으로 한·미 금리 격차(한국 3.25%·미국 4.75∼5.00%)는 다시 1.75%p로 벌어졌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