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적이 묘연한 바오판 전 회장을 대신해 부인이 회장에 취임
행적이 묘연한 중국 투자은행 차이나 르네상스의 바오판 전 회장.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웹 갈무리 뉴시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11조 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중국 투자은행 차이나 르네상스가 행적이 묘연한 바오판 전 회장의 부인 쉬옌칭을 신임 회장에 취임했다고 발표했다.
13일 차이나르네상스 웹사이트 등에 따르면 쉬옌칭은 회사의 전략 기획을 책임지면서 신흥 시장 진출을 이끌고 투자자 관리(IR)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나 르네상스는 "쉬 회장은 르네상스 설립에 긴밀히 관여하고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면서 "오늘날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목격했다"라고 밝혔다.
쉬옌칭의 회장 취임은 바오판 전 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사라진 지 1년 8개월만이고 바오판이 회장에서 사임한 지 8개월 만이다. 시장 등에서는 그가 사정 당국의 관리 아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기업 회장들이 갑자기 행적이 묘연해 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의 부동산 재벌 런츠창은 2020년 2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공개 비판한 후 실종됐고 기율과 법규 위반으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우샤오후이 안방보험그룹 전 회장도 2017년 6월 실종 후 사기, 유용, 횡령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중형을 선고받았다.
바오판 회장은 2005년 차이나르네상스를 설립, 회사를 중국 최고의 금융기관 중 하나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이후 텐센트, 알리바바, 디디추싱, 메이퇀 등 주요 업체 기업공개와 인수합병을 줄줄이 성공시키며 중국 투자업계 거물이 됐다.
바오판 회장은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인 중 하나가 됐고 2018년 기업공개 당시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초석 투자자로 나서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이후 사모펀드 시장으로 진출한 그는 2020년 말 88억 달러(약 11조 8184억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했다.
바오판의 실종과 함께 중국 경제둔화 속 거래 부진으로 차이나 르네상스는 매출 급감, 손실 확대에 시달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은 전했다. 한때 700여명이었던 이 회사의 중국과 홍콩 사무소 직원은 3분의 1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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