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인물 심리·체질 분석 이목
저명 국제 학술지에 논문 게재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장 인물의 특성을 한의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왼쪽부터 채한, 이수진, 소서경 저자. 부산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오는 12월 시즌2 공개를 앞둔 가운데, ‘오징어 게임’ 속 캐릭터의 심리적·신체적 특징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부산대학교는 한의학과 채한 교수 연구팀이 ‘오징어 게임’ 속 다섯 캐릭터의 심리적·신체적 특징이 일반 대중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 분석한 연구를 국제 학술지 ‘Behavioral Sciences’에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019)’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한국의 서바이벌 드라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456명의 게임 참가자가 목숨을 건 게임을 벌이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와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한 스토리로 비영어권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프라임타임 에미상’을 수상했다.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두 번째 시즌이 12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최근 한국의 대중음악부터 영화와 드라마까지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됐지만, 미디어로 표현된 한국인과 한국인의 의식구조를 한국인 고유의 관점으로 설명하지는 못해 왔다.
이 때문에 부산대 연구팀이 글로벌 한국 드라마의 주요 캐릭터 특성을 한국 고유의 이론을 통해 과학적으로 분석한 것은 한류의 사회문화적 가치를 연구하는 미디어 심리학 분야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오징어 게임' 주요 캐릭터.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오징어 게임’ 속 남성 캐릭터인 성기훈(이정재)과 조상우(박해수), 장덕수(허성태), 그리고 여성 캐릭터인 한미녀(김주령)와 강새벽(정호연)을 대상으로 심리적·신체적 특성을 분석했다. 심리적 특징에는 음양심리와 사상체질을 진단하는 사상성격검사(SPQ)를 사용했고, 신체적 특징에는 체형과 비만도를 측정하는 체질량지수(BMI)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오징어 게임’ 속 성기훈과 한미녀는 소양인, 조상우와 강새벽은 소음인, 장덕수는 태음인으로 매우 뚜렷한 신체적·심리적 특징을 보였다. 성기훈과 조상우는 상반된 특징으로 긴장감 있는 스토리를 마지막까지 이끌었는데, 성기훈은 성숙한 소양인의 모습을 보이며 주인공으로서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고, 조상우는 미성숙한 소음인의 행동과 감정으로 주인공에게 져야만 하는 대립 인물을 표현했다.
또 강새벽은 성숙한 소음인으로서 시청자의 공감을 받는 대상이 됐지만, 한미녀는 미움을 받는 미성숙한 소양인으로서 대조적인 성격과 행동을 통해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했다.
연구팀은 한국 고유의 생리심리사회 이론을 현대 미디어 심리학에 활용해 섬세하고 복잡한 캐릭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면서, 음양심리와 사상체질이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드라마 서사를 만드는 데 유용함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부산대 한의학과 채한 교수가 교신저자, 4학년 소서경 학생이 제1저자, 이수진 경성대 심리학과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수행했으며, ‘Analyses of Physical and Psychological Characteristics of “Squid Game” Characters Using East Asian Biopsychosocial Personality Theories and Body Mass Index (동아시아 생리심리사회학적 성격 이론과 체질량지수를 활용한 “오징어 게임” 캐릭터들의 신체적 및 심리적 특성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SSCI 국제 학술지인 ‘Behavioral Sciences’ 온라인판 10월 8일자에 게재됐다.
채한 부산대 한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 고유의 생리심리사회학 이론과 지식을 임상 진단과 치료뿐만 아니라 미디어 심리학과 같은 다양하고 폭넓은 분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음양심리와 사상의학을 위해 개발된 한방 임상심리 검사인 사상성격검사(SPQ)가 기존의 의학 분야를 넘어 인문사회학 분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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