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픽업 아티스트' 단체인 '스타난 일가'가 지난달 '한국 원정'을 떠난다며 사진을 게시했다(왼쪽), ‘스타난 일가’ 부대표가 자신의 X 계정에 올린 사진을 일본 누리꾼이 한국어로 번역해 고발했다. 출처=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일본의 ‘픽업 아티스트’(이성을 유혹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 또는 이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 단체 소속 수십여명이 한국 여성을 점령하기 위해 원정 간다는 글을 SNS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국 여성과 성관계를 맺고 불법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과 녹음파일 등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일본의 픽업 아티스트 단체 ‘스타난 가족’의 부대표 A씨는 지난달 자신의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한국 여성들을 점령하기 위해 ‘한국 원정’을 떠난다. 이번 참가자는 무려 38명이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또 다른 게시물에 “(한국으로 가기 전) 촬영 세미나를 했다”며 강습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촬영 세미나란 SNS에 올릴 용도의 사진 촬영 강습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단체는 남성들에게 회비를 받고 여성을 유혹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다. 평소 강사를 초청해 이성과 대화하는 법, 외모 개선 방법, SNS용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 방법 등을 가르친다. 단체 홍보에 따르면 250명 넘는 남성들이 강습을 받고 있다.
한국에 도착한 일부 회원들은 불법 촬영물로 추정되는 사진과 녹음 등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단체 소속 회원 B씨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SNS에 “상대의 영어가 서툴러 대화가 원활하진 않았지만 결국 승리했다. 어제 성관계 소리를 녹음했다”라며 여성의 얼굴 사진과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회원 C씨 역시 "한국 여성을 만나자마자 관계를 맺었다"고 자랑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이 단체는 그간 여러 차례 한국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단체의 대표는 지난해 12월에도 "8~10일의 일정으로 한국 원정을 가겠다"는 글을 SNS에 올리며 “이번이 세 번째”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글이 SNS에 퍼지자 일본 현지에서도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 여성들의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일본 누리꾼은 지난달 28일 SNS에 원문 캡처 사진과 한국어 번역본을 올리며 한국어로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일본 경찰이 한국 경찰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누리꾼들도 한국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제보하거나 일본에서 사건 접수가 가능한 곳의 목록을 공유하며 피해자를 돕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난 일가 대표는 SNS에 사과 동영상을 올려 “일부 회원들이 여성의 얼굴과 신체가 드러나는 사진 등 윤리의식이 결여된 게시글을 올려 한국인의 존엄성을 훼손했다”며 “대표로서 관리가 미흡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신규 회원 모집을 무기한 자제하겠다”고 알렸다.
다만 그는 “한국 원정은 결코 즉석만남을 위한 게 아니었다. 일반 관광이 목적이었다”면서 “범죄가 될 수 있는 행위는 절대 지지하지 않고, 회원들에게 관련 법 강의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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