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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연설 겨냥… 中, 대만 포위 군사훈련

라이칭더 취임 5개월 새 두번째
'反 하나의 중국' 드러내자 행동

중국이 '독립'을 재차 확인한 대만 라이칭더 총통의 건국기념일(쌍십절)연설 직후 대만 주변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였다. 지난 5월 라이칭더가 취임식에서 독립을 시사하자 곧 포위 훈련으로 대응했던 중국은 5개월 만에 다시 행동에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14일 발표에서 대만을 포위하는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리시 대변인은 이날 오전에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14일 동부전구는 전구에 속한 육해공 및 로켓군 병력을 조직해 대만해협과 대만 섬 북부·남부, 섬 동쪽에서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리시는 이번 훈련을 통해 대만 섬을 겨냥한 타격 및 봉쇄 작전을 능력을 점검한다고 주장했다.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훈련은 올해 들어 2번째다.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는 지난 5월 20일 취임식에서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라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하나의 중국'을 외쳤던 중국은 해당 연설에 '독립'이라는 단어가 없었음에도 사흘 뒤 '연합리젠- 2024A 연습'이라는 이름으로 이틀간 대만 포위 훈련을 진행했다.

라이칭더는 지난 10일 건국 기념일 연설에서 "중화민국이 이미 대만 일대에 뿌리를 내렸고 중화인민공화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화인민공화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이번 훈련과 관련한 논평에서 라이칭더의 이번 연설이 신(新)양국론을 부추기면서 대만 독립 오류를 꾸며냈고 "양안의 적의와 대결을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대만 국방부는 14일 중국군의 훈련 발표 이후 약 1시간 뒤에 군사 훈련 사실을 알리면서 "비이성적 도발 행위를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적절한 병력으로 대응했다면서 라이칭더가 연설에서 "양안 관계의 현재 상태와 대만해협 평화·안정 및 인민 복지 수호 의지를 부각했다"고 평했다.
중국의 도발에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의 매슈 밀러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국무부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중국이 일상적인 연례 연설에 군사적 도발로 대응하는 것은 부당하고 위험을 확대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이 행동에 자제력을 보이고 대만해협과 더 넓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할지도 모르는 추가적인 행동을 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