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kg→85kg로 살 빼주는 다이어트약 '위고비'
일론 머스크 등 감량 성공에 세계적인 관심
15일 국내 출시, 다만 아무나 맞아선 안돼
노보노디스크 제약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아티드)가 15일 출시됐다. 노보 노디스크 제공
[파이낸셜뉴스]
꿈의 다이어트약으로 불리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15일 국내에 본격 상륙했다. 혁신의 아이콘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위고비로 다이어트에 성공하면서 이 약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부터 우리 나라에도 출시했지만 아무나 이 약을 맞을 수는 없다. 위고비는 아무나 맞고 살을 빼는 약이 아니고, 처방 기준과 의사의 적절한 처방에 따라 비만 질환자에게 투여하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이다.
꿈의 다이어트약 '위고비' 왜 주목받나?
위고비는 체중 감량에서 높은 효과성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임상에서 위고비는 1년 반 동안 체중의 평균 15%를 감량시켰다. 100kg였던 사람이 85kg가 된 것이다. 이는 10% 수준인 기존 비만약인 '삭센다' 대비 높은 효과성을 입증했다.
위고비의 기전은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P-1) 유사체 계열 약물이다. 즉 포만감을 높여주기 때문에 음식의 섭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음식을 통제하지 못해 살이 찐다는 것에 착안해 개발된 셈이다.
또 위고비에 앞서 세계적인 인기를 끈 삭센다가 하루에 한 번 맞아야 했다면 위고비는 1주일에 한 번만 주사를 맞으면 되기 때문에 투약 편의성이 높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14kg 감량을 하면서 체중 조절의 비법으로 간헐적 단식과 위고비를 꼽으면서 위고비는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위고비는 펜모양 주사기를 주 1회, 1개월씩 투여하며 용량은 0.25㎎, 0.5㎎, 1㎎, 1.7㎎, 2.4㎎ 다섯가지다. 적은 용량에서 시작해 증량하는 방식으로 맞는다. 4주분 주사기 1개당 공급가는 37만2025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위고비는 비급여 의약품으로 실제 가격은 의료기관마다 다르나 각종 비용을 포함하면 한달 80만원 안팎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의약품의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이 있다고 보고됐지만 다른 다이어트 치료제에 비하면 실제 부작용 발현 사례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키에 89.2kg 넘어 '고도비만' 해당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현대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위고비를 맞고 싶겠지만 아무나 맞을 수는 없다. 식약처는 위고비의 처방 기준을 이달 초 고지한 바 있다. 관심이 높은 만큼 약물 오남용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인 성인 비만환자 또는 △BMI가 27kg/m2 이상 30kg/m2 미만이면서 고혈압, 이혈당증, 제2형 당뇨, 이상지혈증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환자에게 처방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지난 2022년 조사한 한국인 남녀의 평균 키는 각각 172.5cm, 159.6cm였다. 만 40세의 평균키의 한국인 남자의 경우 89.2kg가 넘을 경우 '고도비만'으로 처방 대상이 된다. 마찬가지로 평균키의 만 40세 한국인 여성은 76.4kg이 넘어야 처방 기준에 도달한다.
처방 기준에 따라 의사의 처방이 이뤄져야 하고 투약도 뒤따라야 하지만 역시 비슷한 처방 기준이 있었던 삭센다도 '처방 성지' 등 오남용 사례가 많았던 것, 또 삭센다 대비 높은 위고비의 효과를 고려하면 오남용이 상당히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함께 해당 비만치료제 관련 이상사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또 의료기관 등을 대상으로 과대광고 행위도 점검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비만치료제는 의사의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으로 약국개설자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며 "사용자가 해당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지 않고 온라인 등에서 개인 간 판매, 유통하거나 구매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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