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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평양에 무인기 침범 주장, 적대감 고취..."주민들 '한국 기술 발전' 반응"

북한 외무성 중대 성명 전문·김여정 담화 내용 연일 보도
청년동맹조직 등 한국은 극악한 원쑤 등 연일 성토 대회
길거리에서도 방송선전차를 동원해 담화 내용 반복 방송
한국에 대한 주민들의 동경 차단에 애쓰는 모양새 관측
주민들은 "한국 국방력, 무인기 기술 발전 맞다" 소문 돌아

[파이낸셜뉴스]
北 평양에 무인기 침범 주장, 적대감 고취..."주민들 '한국 기술 발전' 반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8월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조직한 각종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연일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까지 침범해 반공화국 삐라를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주민들의 대남 적대감 고취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지난 5월 28일 1차 쓰레기·오물풍선을 살포한 이후 28번째 도발을 벌여온 북한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외무성 중대 성명과 국방성 대변인 담화, 또 연일 김여정 부부장 담화를 발표하는 등 한국에 대한 비난과 협박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은 관영 신문과 방송, TV를 통해 지난 11일 대외 선전매체에 처음 보도한 이후 12일부터는 북한 주민들이 보고 들을 수 있는 대내 선전매체를 통해 현재까지 ‘한국발 무인기’가 수도의 상공을 나는 사진과 영상을 포함한 보도를 연일 송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청한 함경북도 내부 주민 소식통은 최근 “당국은 한국이 평양 상공에 무인기를 침범시켜 반공화국 모략 삐라를 살포하는 만행을 감행했다며 주민들에게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지난 12일 토요일 “전 종업원이 모인 가운데 외무성 중대 성명 전문과 김여정 담화 내용이 전달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급당비서는 “수도 상공에 무인기를 침범시키고 모략 삐라까지 살포한 한국은 가장 적대적인 불량배국가, 극악한 원쑤라며 한국 쓰레기 집단에 대한 적개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에 각 청년동맹조직에서는 같은 날 오후 조직별 복수결의모임을 조직했는데, 한 사람씩 일어나 한국을 성토하고 응징과 복수를 다짐하는 결의를 다져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또 길거리에서는 지난 11일 이후 나흘 이상 아침부터 저녁까지 방송선전차가 외무성 성명과 김여정 담화 내용을 내보내고 각계각층 사람들의 반응을 반복해 전하고 있다”며 “방송에 나오는 사람 모두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한국에 대해 쌍욕을 퍼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에도 신문 방송이 한국을 나쁜 표현만 골라 비난했지만 요즘처럼 온갖 나쁜 쌍욕과 쌍말이 난무한 적은 없었다”며 “당국이 한국에 대한 주민들의 동경을 차단하려 무척 애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변안전 위해 익명을 요청한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도 지난 14일 “한국 무인기가 수도의 하늘을 침범했다는 보도를 신문으로 보자마자 (한국의) 무인기 기술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앞서 “12일 같이 밥을 먹은 대학 동창생도 같은 생각이었다”며 “서울에서 평양으로 무인기를 띄우는 원격기술이면 한국의 국방력도 그만큼 발전한 것이라고 조용히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군 총참모부가 한국발 무인기가 다시 또 평양 상공과 국경을 침범하면 즉시 대처하도록 포병 연합 부대 등에 완전 사격 준비를 갖출 데 대한 작전 예비지시를 하달한 것도 한국의 국방력이 북한보다 발전했음을 알기 때문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한국발 무인기가 수도의 상공을 침범하여 반공화국 삐라를 뿌렸다고 보도한 다음 날 당국은 주민들에게 전쟁준비 물자를 준비하도록 포치(공지)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하지만 주민들 속에서는 한국 무인기가 어떻게 평양 하늘까지 날아오느냐는 의문을 드러내며 한국에서 평양으로 무인기를 정말 띄운 것이라면 한국의 기술이 발전한 게 맞다는 반응”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지금까지 십여 차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무인기 침투 도발을 벌여 왔다.

가장 최근인 2022년 12월 26일에는 수도권 영공에 침투한 소형 무인기 5대 가운데 1대가 비행금지구역(P-73)으로 설정된 대통령 집무실 부근에까지 침투해 우리 군 통수권자의 위해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2014년 3월 경기도 파주에서 북한 무인기가 발견됐으며, 다음 달인 4월 강원도 삼척 산간지역에서 북한 무인항공기가 추락한 채 발견됐다. 같은 해 9월 백령도 서쪽 해상에선 무인기 잔해를 수거한 결과 비슷한 기종의 북한제로 파악됐다. 발견된 무인기에는 모두 일련번호가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7년 5월 2일 성주의 사드기지에 무인기를 침범시켰으며 2017년 6월 강원 인제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는 폭 2.86m에 길이 1.85m 크기에 감시용으로 추정되는 카메라도 장착돼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까지 우리 군과 유엔사의 관련한 수없는 해명 요구에 일언반구가 없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적반하장'격 위협에도 평양에 무인기를 띄운 주체와 목적 등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北 평양에 무인기 침범 주장, 적대감 고취..."주민들 '한국 기술 발전' 반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를 찾아 최근 개발한 무인기들의 타격시험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北 평양에 무인기 침범 주장, 적대감 고취..."주민들 '한국 기술 발전' 반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를 찾아 최근 개발한 무인기들의 타격시험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北 평양에 무인기 침범 주장, 적대감 고취..."주민들 '한국 기술 발전' 반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를 찾아 최근 개발한 무인기들의 타격시험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