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영화 ‘마이 선샤인, 나의 햇살’ 한 장면. 교실 창문에 한글로 명언이 적혀있다.
'마이 선샤인' 포스터. 출처=인스타그램
[파이낸셜뉴스] 나이지리아에서 제작된 영화에서 한국어가 끊임없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공개 이후 9일 만에 누적 조회 수 60만회(15일 기준)를 넘어선 나이지리아 영화 '마이 선샤인, 나의 햇살'(이하 마이 선샤인)에서는 한국어 대사가 빠지는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자주 나온다.
1시간 15분 길이의 이 영화는 여주인공 카리스가 나이지리아 내 한국 학교인 세인트폴 바티스트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 속 배경이 한국 학교인 만큼 극 중에는 영어, 한국어, 요루바어(서아프리카 서남부에서 쓰이는 언어)가 끊임없이 섞여 나온다. 학교에서의 대화 속 추임새는 대부분 한국어다. “앗싸”, “아이고”, “어떡해”, “빨리”, “대박”, “그렇지”, “왜 그래”, “화이팅”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
또 학생들은 “괜찮아? 무슨 일 있었어?”, “다들 우리 쳐다보고 있어”, “먹자” 등의 한국어 문장을 섞어 대화한다.
학교 선생님들도 서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나누고, 교장 선생님은 “한국어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언어”라고도 한다.
여주인공이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맘’(Mom)이나 ‘이야’(Iya·요루바어로 엄마)라는 표현 대신 ‘엄마’라는 호칭을 쓴다. 남학생이 티셔츠에 ‘PROM 같이 갈래’라고 영어와 한글을 섞어 쓴 뒤 여주인공에 다가가 고백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단순히 언어만 많이 쓰인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수없이 봐 온 K-드라마의 클리셰(판에 박힌 듯한 진부한 표현이나 문구)도 가득하다.
가난하지만 씩씩한 여주인공이 상류층 학교에 다니면서 부잣집 남주인공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여주인공을 시기하는 무리들과의 갈등이나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는 다정한 남학생과의 삼각관계 등도 빠지지 않는다.
이 영화는 나이지리아의 유명 래퍼 겸 프로듀서인 JJC 스킬즈가 연출했다. 나이지리아 배우 겸 크리에이터 케미 이쿠세둔이 각본을 쓰고 여주인공을 맡았다.
현지에서는 "한국어를 합친 최초의 나이지리아 영화"라고 평했고, 나이지리아 영화와 한국 문화의 혁신적인 융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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