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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랑 같이 입사할 판”···회계사 선발인원 ‘깜깜이 회의’ 개선될까 [fn마켓워치]

자격제도심의위원회 의사결정 과정 ‘비공개’
올해 200명가량 ‘미지정’...수요예측 실패
한공회, 용역 결과 토대로 금융위에 의견 전달 예정

“후배랑 같이 입사할 판”···회계사 선발인원 ‘깜깜이 회의’ 개선될까 [fn마켓워치]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연간 공인회계사 합격자 규모를 결정하는 과정이 불투명해 수요예측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올해도 신입 공인회계사 규모가 시장 수요를 한참 웃돌아 '미지정 회계사' 200명가량이 1년을 더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 때문에 선발인원을 결정하는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계업계 인력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합격자들이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할 법인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16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한 해 공인회계사 최소선발예정인원을 확정하는 금융위원회 자격제도심의위원회 회의 과정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에도 올해 선발인원을 1250명이라고 통보했을 뿐이다. 그 배경을 두고는 '회계감사 품질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시장 수급을 균형 있게 고려했다'는 원론적인 설명만 덧붙였다.

회의록은 물론 위원회 구성 명단도 비밀에 부친다. 지난 2019년 8월 공인회계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위원회 구성 위원 수가 기존 7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났으나 금융당국 인사 4명을 제외한 민간위원 7명의 경우 한국공인회계사회장, 상장회사협의회회장 등 추천 주체만 명시하고 있다.

이 같은 의사결정 과정의 불투명성으로 시장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시험에 합격하고도 사실상 실업자 신세가 된 공인회계사들이 적지 않다. 올해 회계사 시험을 최종 통과한 1250명 중 200명가량은 '빅4(삼일·삼정·한영·안진)'는 물론 중견·중소회계법인행도 불발됐다.

이에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자체 연수 프로그램을 구축해 이들은 품을 예정이지만, 회계법인 근무로 얻게 되는 실무 경험과는 차이가 크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게다가 협회 연수 프로그램 이력이 회계법인 취업에 실패했다는 낙인효과가 될 수 있어 기피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최종 선발인원만 나오지 (위원회에서) 어떤 찬반 의견이 교환됐고, 주요하게 고려됐던 요소는 무엇인지 등은 알 수 없어 내년 선발 인원을 예측이 힘들다"며 "현 회계산업 실정, 경기 수준 등에 비춰 그 수를 예상하는데 너무 많거나 적을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금융위가 지난해 8월 감사원으로부터 '비회계법인 공인회계사 공급 부족'을 지적받아 선발인원을 대폭 늘린 것도 있으나,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엔 빅4가 신입 공인회계사 1172명 중 97%가 넘는 총 1140명을 뽑으면서 중견·중소회계법인들은 인력난을 겪었다. 올해와는 정반대 상황이다.
이에 한공회는 한국회계학회에 의뢰한 공인회계사 적정 선발인원 용역 결과를 토대로 금융위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해당 결과는 이달 중 나올 것으로 파악됐다. 최운열 한공회장은 "구체적 데이터를 가지고 논의를 해야 해 현 경제 상황, 향후 성장률 등을 고려한 해당 용역 결론이 나오면 제시할 예정"이라며 "정부 역시 이번에 미취업 현상을 본 만큼 합리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