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재위, 국세청 국감
다국적 기업 '세무조사 방해'…"이행강제금 추진"
'노태우 비자금'…"재판확정돼야 움직일 수 있어"
강민수 국세청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초고가 아파트나 호화 단독주택 등도 부동산 감정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다국적 기업 세무조사 방해 행위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가 추진된다. 세무플랫폼 성장으로 늘어난 경정청구에 대응, '부당공제 점검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강민수 국세청장은 이같은 세정방향을 밝혔다.
초고가 아파트도 '감평 대상'
강 청장은 이날 기재위 업무보고에서 "부동산 감정평가 범위와 대상을 확대해 정당한 몫이 세금을 부담토록 하겠다"며 "기존 꼬마빌딩 외 거래빈도가 낮은 초고가 아파트 및 호화 단독주택 등도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세무플랫폼 성장으로 급증한 경정청구에 대응, '부당공제 점검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기에 정확하게 처리하는 세정방향도 밝혔다. 소득세 경정청구 건수는 올 상반기 65만3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배 가량 증가했다.
모범납세자 선정 공정성도 높일 방침이다. 공적심의회 민간비율을 기존 20%에서 30%로 늘리고 공개검증 기간도 15일에서 30일로 확대한다.
공정한 세정 실현과 탈세 분석·적발에 인공지능(AI) 기술 도입도 강조했다.
강 청장은 세무조사와 관련, "건수는 예년 수준을 유지 하면서 꼭 필요한 조사는 제대로 하겠다"며 "특히 불공정 탈세, 민생 침해 탈세, 역외탈세, 신종탈세 등 주요 탈세유형에 조사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국적 기업의 세무조사 방해행위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 등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세 분석·적발에도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다. AI를 활용한 탈세적발은 태스크포스 구성, 조사사례 학습, 불성실납세자 패턴 분석, 혐의자 추출 등을 통해 이뤄진다.
탈세정보 분석 플랫폼 고도화에도 나선다. 법인 정기 조사대상 선정 업무를 시작으로 신고검증, 비정기 조사대상 선정 지원 등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노태우 비자금'…"최종심 확정돼야"
국감에서는 이른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도 쟁점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씨의 '300억원 메모'가 발견되면서 추징되지 못한 노태우 비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자금에 대한 조사, 과세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강 청장은 "사실관계 부분이 3심에서 확정돼야 (국세청이 조사를 위해)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이나 수사가 있는 상황에서는 원칙적으로 그 부분이 확정되고 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이어 "과세와 관련, 사실관계 확정이나 부가제척기간 특례와 같은 법적 요건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 집중적으로 제기한 '대통령 관저 이전 업체 의혹'과 관련해서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했다.
강 청장은 "(대통령 관저 이전 업체 특혜 의혹에 대해) 탈루 혐의가 있으면 시기가 언제이든 반드시 조사를 해야 하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대통령 관저 공사를 사실상 총괄한 업체인 21그램이 계약도 하기 전 공사에 착수했고 15개 무자격 업체에 하도급 공사를 맡겨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했다는 등의 지적 사항을 지난달 발표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