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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필평가 부활 vs 수행평가 확대"..80만 학생 운명 오늘 판가름

조전혁 "제 모든걸 던졌다"
정근식 "투표장으로 나와달라"
20개월 임기 교육감, 오늘 결정

"지필평가 부활 vs 수행평가 확대"..80만 학생 운명 오늘 판가름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한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왼쪽)와 진보 진영 정근식 후보. 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교육의 새로운 수장이 16일 결정된다. 보수와 진보 후보 간 정책 차이가 뚜렷한 만큼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80만 서울 학생들의 교육도 달라질 전망이다. 전임인 조희연 전 교육감의 10년을 '암흑기'라고 규정한 조전혁 후보가 당선된다면 '혁신학교' 등 기존 정책은 대부분 폐지되고 초등학교 지필평가가 부활한다. 반면 조 전 교육감의 정책을 계승하는 정근식 후보가 당선되면 기존 교육 기조가 유지되면서 시험 대신 수행평가가 확대된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시교육감 투표가 실시된다. 지난 11~12일에 진행된 사전 투표는 8.28%라는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치러진 울산시교육감보궐선거 사전튜표율(10.82%)보다 낮은 수치다.

선거에 나선 최종 후보는 조전혁, 정근식, 윤호상 등 3명이다. 진보 진영은 지난 12일 최보선 후보가 사퇴하면서 정 후보로 완전한 단일화를 이뤄냈으나, 보수 진영은 윤 후보가 완주 의사를 밝히면서 후보를 완전히 압축하진 못했다.

조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우성아파트 3단지에 마련된 투표소를 방문해 투표하며 "단일화로 속앓이도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 마음은 편안하다. 이 투표는 제 모든 것을 던진 투표"라고 말했다.

사전투표율이 저조한 것에 대해선 "우리 국민들께서 교육감 선거에 대해 '교육 문제를 과연 이렇게 투표해야 하는가' 불신도 많은 것 같다"라며 "그런 부분이 투표에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지난 11일 서대문구 북아현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정 후보는 이날 자택에서 결과를 지켜보다가 오후에 캠프를 방문했다. 정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투표율이 너무 낮다. 지금 바로 투표장에 나와 달라"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번 선거의 당선자는 '채용 비리' 혐의로 사퇴한 조 전 교육감의 잔여 임기인 1년 8개월 동안 서울 교육을 책임지게 된다. 임기는 내일인 17일부터 바로 시작돼 2026년 6월 30일까지 이어진다.

2년이 채 안 되는 임기지만 당선자가 누구냐에 따라 서울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 교육감 10년을 '암흑기'라고 평가하는 조 후보가 당선된다면 2012년 당선된 문용린 교육감 이후 처음으로 보수 교육감이 탄생하는 것이다. 10년 만에 보수 진영이 교육감직을 탈환한 만큼 기존 서울 교육은 180도 바뀔 것으로 분석된다.

조 후보는 조 전 교육감의 주요 정책인 '혁신학교'로 인해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교권 추락의 원인으로는 학생인권조례를 지목했다.

조 후보는 초등학교 진단평가를 부활시켜 학생들의 학력을 제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초등학생도 주기적으로 시험을 치르게 해 학습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취지다. 학생인권조례를 대신해선 학생의 의무를 강조한 '학생권리의무조례'를 제정한다.

반면 정 후보는 조 전 교육감의 혁신교육과 학생인권조례 등 주요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진보 교육의 명맥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서울 교육의 변화는 최소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 후보는 조 후보의 공약인 초등진단평가 부활을 '과거 퇴행적인 교육'이라고 비판했다. AI시대에 발맞춰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선 일률적으로 치러지는 시험 대신 수행평가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해선 '학습진단 치유센터'를 설립하고 서울 교육의 '양극화 지수'를 개발해 지역·계층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현 정부가 역사 교육을 왜곡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역사위원회와 역사 자료센터를 건립하겠다고 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