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분기 중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7500만달러(약 1023억원) 정치 헌금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AFP 연합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나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분기 중 트럼프 캠프에 7500만달러(약 1023억원)의 정치 헌금을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고 부자이자, 세계 최초로 1조달러(약 1360조원) 부자에 오를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머스크의 손이 예상보다는 작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발표를 인용해 머스크가 7~9월 7500만달러 정치 헌금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 팩(정치행동 위원회·PAC)에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앞서 연초 경합주 지역 유권자들이 유권자 등록을 하고 오는 11월 5일 대통령 선거에도 참여해 트럼프를 찍도록 하는 것을 돕는 아메리카 팩을 설립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슈퍼 팩을 통해 자신의 이름이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 1분기 슈퍼 팩 기부자 명단에서는 제외된 바 있다.
그러나 머스크는 하반기 들어 실리콘밸리의 트럼프 지지를 이끌어내는 등 공개적인 트럼프 지원 행보에 나섰고, 7월에는 AP와 인터뷰에서 매달 최대 4500만달러를 트럼프 캠프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지만 머스크는 뒤에 이런 약속을 뒤집었다.
그는 자신이 말했던 것보다는 훨씬 적게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트럼프 당선을 위해 스스로 더 광범위하게, 또 대대적으로 노력하겠지만 정치 헌금 규모는 대폭 늘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머스크가 설립한 아메리카 팩은 잡음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그가 지금은 X로 이름을 바꾼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뒤 대대적인 감원에 나섰던 것처럼 아메리카 팩도 출범 당시부터 대규모 해고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메리카 팩은 출범 수개월 만에 최소 2차례에 걸쳐 가정 방문, 여론 조사, 온라인 운영 담당자들 다수를 해고했다. 그러고는 담당자들을 다시 뽑아 재교육하고 자리에 다시 앉히는 일을 반복했다.
그 결과 아메리카 팩은 수주에 걸쳐 트럼프 지지 정치 광고가 크게 위축됐다.
공화당 내에서는 이런 아메리카 팩에 정치 광고라는 중책을 맡겨도 되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머스크도 자신이 만든 아메리카 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
그는 이달 초 X에 올린 글에서 “수많은 바보 같은 일들이 벌어진 일이 유감이다”라면서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팩과 관련해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한 X 사용자의 불만에 대한 답변 형식이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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