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친일 교육 퇴치
교육, 대학가는 수단 아냐
혁신학교 등 다시 동력 얻어
정근식 신임 서울특별시교육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송월길 서울특별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정근식 후보가 승리하면서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진보 교육은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조희연 전 교육감의 사퇴로 지속 여부가 불투명했던 혁신학교 등 진보 정책도 다시 동력을 얻게 됐다.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은 "단순히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은 아니다"라며 "교육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기대와 희망의 시선으로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1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학생들이 미래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고, 교육으로 인한 차별,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교육감은 전날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득표율 50.17%(93만6967표)로 당선됐다. 조전혁 후보(46.02%)보다 4.15%p 앞선 수치다. 당초 두 후보는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승기는 일찍 정 교육감 쪽으로 넘어갔다.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구에서 정 교육감이 우세했다.
유권자들은 변화보다 현재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안정성을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의 주요 공약이었던 초등진단평가 도입도 유권자의 부담을 키웠다는 평이다. 진보 진영은 2014·2018·2022년 지방선거에 이어 4번 연속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정 교육감이 앞으로 채울 임기 1년 8개월을 합하면 12년 동안 서울 교육을 이끌게 되는 셈이다.
정 교육감은 "지난 10년의 혁신 교육이 근대교육 100년의 적폐를 씻어내는 공교육 정상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혁신교육의 성과를 잇되 그 한계는 과감히 넘어서겠다"고 다짐했다.
정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는 다시 생명력을 얻게 됐다. 정 교육감은 교권과 학생 인권이 함께 보장되는 교실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학생인권조례로 교권 침해가 많아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될 경우 재발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 교육감은 "아직 폐지 결론이 나오지 않은 사안인 만큼 더 생각해보겠다"면서도 "학생인권이 본 궤도에 올라서면 학부모·교사 등 권리와의 균형도 맞출 것"이라고 답했다.
기존 서울시의회와의 경직된 관계는 풀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 교육감은 "교육 문제에 관한 한 시의회와 (교육청은) 동반자 관계"라며 "서로 대립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상호 협력 관계이기 때문에 최대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가져가는 게 옳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임기 시작과 함께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를 자신의 취임 1호 결재 건으로 삼았다. 기존 11개 지역 교육지원청의 학습도움센터를 학습진단치유센터로 확대하고 경계선 지능이나 학습 부진 등을 진단·치유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역사 교육 강화도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역사사회학자인 그는 현 정부가 이념에 따라 역사 교육을 왜곡했다며 이를 바로잡겠다고 거듭 밝혀왔다. 정 교육감은 "사실에 기반한 역사 교육으로 역사 왜곡, 친일 교육 등과 같은 퇴행적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역사위원회와 역사 자료센터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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