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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출신 기관장들 "의대증원 필요..의료대란 연내 해결 어려워”

"단순 증원으론 지역·필수 의사 부족 해소 불가”

의사출신 기관장들 "의대증원 필요..의료대란 연내 해결 어려워”
지난 1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의료 개혁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8개월째 접어든 가운데,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수장들이 의대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의료대란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의사 출신 기관장들 "의료대란 연내 해결 어려워"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료대란 해소 시점을 묻는 질의에 "정말 예측하기가 어렵다"라면서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들 비슷하게 예상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주 원장은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이 ‘말도 안 되는 수치지만 상당히 합리적일 수 있는 범위’라고 말했던 데 대해 “수준과 속도는 전문가 혹은 의사집단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에게 유감과 무례함을 표했던 데 대해서는 “국가중앙병원에서는 적어도 그런 방식의 대응은 안 된다는 입장으로 말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의료대란이 해소될 지를 묻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서홍관 국립암센터원장도 "정말 모르겠다. 상당히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내년도에 모든 전공의가 예년 처럼 지원을 한다면 해소가 된다고 보지만 그렇게 안될 거라는 예상이 많다"라고 부연했다.

같은 질문에 이재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 역시 의료대란 사태 해결책에 관한 질문을 받았지만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증원 필요성 찬성..공공의대 설립해 공공의사 양성

주 원장은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주장하는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그는 “공공의대를 통한 의사 증원의 방향성 자체는 좋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논란이 됐던 선발 과정의 투명함 등의 문제점이 해소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정리된다면 공공의대 설립을 통한 의대 증원은 공공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공의대란 일종의 의사사관학교로, 소속 의대생들을 전액 세금으로 교육하고 의사가 되는 조건으로 10년간 의료 취약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공공의대 제도는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공공의대를 통한 10년간 의사 4000명 증원’을 목표로 추진됐었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무산됐다.

아울러 주 원장은 공공의료 현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의사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었다면서 의대 증원에 찬성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방의료원장, 공공의료원장들과 대화를 해보면 예외 없이 의사 부족 문제가 1번”이라며 “의사 부족은 매우 심각하고,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어온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단순 증원만으로는 의사들을 지역에 묶어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장은 “의무를 부여하려면 그 과정 자체가 대단히 공적이어야 하고, 공공의대와 같은 방식이어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 증원으로는 의무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힘줘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