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 화상으로 개최 "북러 위협 평가"
김정은 접경지 담당 제2군단서 서울 지도를 펼쳐 놓고 작전 회의
전문가 '적대적 두 국가론’은 명확한 '무력사용론'..허황된 기대 버려야
"전쟁 억제 집중 '자강, 동맹 차원, 안보협력국' 유기적 시너지 발휘해야"
[파이낸셜뉴스]
김명수 합참의장이 18일 화상으로 열린 제49차 군사위원회 회의(MCM : Military Committee Meeting)를 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김명수 합참의장, 미국 합참의장 공군 대장 찰스 Q. 브라운, 미.인도태평양사령관 해군 대장 사무엘 파파로, 한미연합군사령관 육군 대장 폴 J. 라캐머라, 한.합참 전략기획본부장(대리) 공군 중장 진영승 등이 참석했다. 사진=합참 제공
합동참모본부는 18일 한미 양국의 합참의장이 화상으로 열린 제49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에서 동맹 현안과 안보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는 양국 합참의장이 동맹 현안을 논의하는 연례 회의로, 1978년 첫 개최 이후 홀수 해에는 한국에서 짝수 해에는 미국에서 열리는 것이 관례였다.
올해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는 미국에서 열릴 차례였지만,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하는 등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상황을 고려해 대면회의가 화상회의로 대체됐다.
■북러 위협 평가... 전략사령부 한미연합사와 긴밀한 연계 공감
이날 회의에는 김명수 합참의장(해군 대장)과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공군 대장), 새뮤얼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육군 대장) 등이 참석했다.
한미 합참의장은 북한의 도발 행위와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 증대가 한반도 및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 등 도발 행위를 지속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를 위해서는 견고한 한미연합방위태세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한미 합참의장은 또한 최근 창설된 한국군 전략사령부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면서 작전계획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한미연합사와 긴밀한 연계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공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병력이든, 인력이든 이들을 열차에 태워 러시아로 보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북한이 열차를 이용했다면 우리 군의 장비·인력 등 다양한 정보자산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 김정은이 남북 접경지를 담당하는 부대 중 하나인 제2군단에서 서울 지도를 펼쳐 놓고 작전 회의를 한 것과 관련해 "의도와 배경을 분석 중"이라며 "군은 항상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북, 러에 병력 파견 정황...주민들에 적대감 고취, 헌법 개정 뒤늦게 보도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이 약 만 명을 러시아에 파병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북한이 이미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전술 인력과 장교들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북한은 대내 선전매체 노동신문을 통해 우리 측의 선제 도발에 대응한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연평도 포격전'을 재차 보도하며 위협 발언 수위를 높였다.
신문은 또 지난 2010년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 도발이 "도발자들의 말로가 얼마나 비참한가를 다시 한번 명백히 보여준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15일 국경을 영구적으로 요새화하기 위한 우리의 조치들은 계속 취해질 것이라면서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의 북측 구간 일부를 폐쇄·폭파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지난 7~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사회주의헌법을 개정해 남한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사실을 뒤늦게 보도하고 이는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제한 공화국 헌법의 요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 '적대적 두 국가론’은 모호하지만 명확한 '무력사용론' 진단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색을 드러낸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분리공존론이냐 무력사용론 이냐? 그 자체로 모호하다"고 짚었다.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적대적으로 쌍방을 인식하고 철저하게 분리된 상태로 그냥 지내자는 건지 적대국이니 아니면 언제든 기회만 되면 무력을 사용해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외교 포기전략인지가 애매하다는 지적이다.
반 센터장은 17일 김정은의 제2군단 지휘부 방문 행보를 통해 수수께끼가 확실히 풀렸다. 김정은은 현장지도 자리에서 “한국이 주권을 침해하면 물리력을 조건에 구애됨 없이, 거침없이 사용하겠다”고 위협하고 사실상 현장부대에 그렇게 이행토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김정은의 지시는 소위 무력사용에 방점을 둔 거라는 점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은 후자인 것으로 실체가 드러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남북분리 조치를 보면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축은 물리적, 비물리적 공간의 분리다. 대표적인 것이 남북 연결도로 폭파다. 두 번째 축은 국경선 북측을 작전화, 요새화하여 전쟁 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사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보였던 행태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 두 가지 축을 통해서 보더라도 ‘적대적 두 국가론’의 실체는 분리공존론이 아닌 '무력사용론'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진다고 진단했다.
빈 센터장은 '적대적 두 국가론’의 실체가 확인된 만큼 통일은 못하더라도 전쟁 없이 분리된 두 개 국가로 지내자는 식의 허황된 기대는 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신 어떻게 전쟁 억제력을 높여야 할지에 노력을 집중하면서 군사대비태세 확립과 관련해 '△자강 △동맹 차원 △안보협력국'이라는 3개의 영역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전쟁 억제력에 유사입장국 연대 강화가 중요하다는 점과 유엔사의 역할 강화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연일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까지 침범해 반공화국 삐라를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주민들의 대남 적대감 고취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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