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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파병 국제공분 희석-한반도 안보위기 고조로 북러 군사기술 협력 강화 노린다

북러, 中 포함 국제사회 우려 부담
대남 도발해 한반도로 관심 분산 시도
북핵 고도화 확실해져 안보 위협 심화


러 파병 국제공분 희석-한반도 안보위기 고조로 북러 군사기술 협력 강화 노린다
북한군 병사들이 러시아의 군 훈련장에서 보급품을 받는 장면. 사진=우크라이나군 전략소통센터 및 정보보안센터 X계정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국제법에 반하는 대규모 병력의 러시아 파병에 나서면서 국제사회가 들끓자 남측 무인기 침투 주장을 거듭 제기하고, 쓰레기 풍선 무차별 살포를 재개하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국제사회에서 ‘3차 세계대전’ 우려까지 제기되며 고강도 대북 제재 논의 움직임까지 일면서 이를 우려한 북한이 일단 국제사회의 이목을 한반도 안보 이슈로 옮기려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지상군 파병에 대한 반대 급부로 미사일 기술 등 군사기술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내달 초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국 불안정성을 가중시켜 협상력을 높이려는 정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시각이다.

北, 국제사회 공분산 '우크라 파병 관심 분산'
20일 정보 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상륙함 2척이 동해상에서 북한 병력을 함흥과 청진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송했다는 내용이 담긴 그림 지도가 공개됐다.

즉각 미국과 유럽 등지에선 북한군 파병에 대한 추가 대북 제재 강화와 함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확대 등의 필요성이 점증하는 상황이다.

당초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군수물자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병력까지 파견하자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 의지가 더욱 굳어지는 모양새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마저 “모든 당사자가 사태를 완화하고 정치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며 우회적으로 북러에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를 내놨다. 일단 북러로선 부담스러운 상황이 전개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우크라 장거리 미사일 사용 승인이 전격 이뤄지면서 러시아 본토 공격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북한의 전세 기여도에 따라 서방권의 우크라 지원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입장에도 관심이 간다. 북한이 파병 사실을 알리고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면 북중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전날 파병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이 남한 측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며 외형상 우리 군의 드론작전사령부 원거리 정찰용 소형드론과 같은 모델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했다. 같은 날 쓰레기 풍선 살포까지 재개했다.

무인기 잔해를 발견한 데 따른 도발이라기엔 수위가 낮은 편이다. 앞서 평양 무인기 침투 주장 후 포병부대에 사격 준비를 지시하고 남북연결도로·철도를 폭파할 만큼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우크라 파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불식시키려 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전 세계의 우려의 대상이 된 와중에 무인기 사진을 공개해 수사적 도발을 이어가고 쓰레기풍선을 살포한 건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물타기 전술”이라며 “한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를 약화시키고 한반도 긴장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 올려 우크라 파병 목표를 이상없이 달성하려는 셈법”이라고 분석했다.

러 파병 국제공분 희석-한반도 안보위기 고조로 북러 군사기술 협력 강화 노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9일 국방성 대변인 발표를 통해 평양에 침투한 무인기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 한국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차량에 탑재됐던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스1

러 북핵 지원 가속화..안보 불안 커져

오히려 한반도 안보 위험은 커졌다는 경고도 나왔다. 북한이 내친김에 국지도발을 감행함으로써 확실하게 이목을 한반도 군사적 긴장에 쏠리게 할 수도, 북핵 고도화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반 센터장은 “북한이 추가로 국지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며 “파병으로 유라시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추가 도발로 한반도 긴장 수위를 최고조로 올려 남남갈등을 유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러간 미사일 기술 등 군사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민 연구위원은 “북한의 우크라 전쟁 참전으로 북러는 군사동맹임이 확인됐다. 북한이 위기를 맞으면 러시아의 참전이나 군사적 지원이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핵·미사일 개발 지원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고, 한미동맹의 핵과 재래식 전력 통합억제에 대응하는 북러 억제라는 분단 이래 최대의 전략적 대치 구도”라고 내다봤다.

러 파병 국제공분 희석-한반도 안보위기 고조로 북러 군사기술 협력 강화 노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금수산영빈관에서 회담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월 2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북한은 이날 최선희 외무상 명의로 무인기 침투와 함께 한미일 중심 우방국 11개국의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 설립을 강하게 비난했다. 우크라 파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분을 뒤로 하고 유엔 안보리 체제 밖에서 진행되는 대북제재의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해 명분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이종윤 기자
uknow@fnnews.com 김윤호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