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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시 군 지휘부 “그가 재집권하면 위험”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당시 군 지휘부 “그가 재집권하면 위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아널드파머 지역 공항 유세장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CNN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군 지휘부를 구성했던 고위 장성들이 트럼프 재집권이 미국에 위험이 될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시절 군 지휘부를 지낸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CNN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는 가운데 가장 크게 걱정하는 이들이 바로 트럼프 시절 군 지휘부를 구성했던 이들이라고 보도했다.

이 나라에서 가장 위험


트럼프가 합참의장으로 앉혔던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은 워터게이트 보도로 유명한 밥 우드워드의 신간 ‘전쟁’에서 트럼프는 “이 나라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면서 “그는 뼛속까지 파시스트다”라고 못 박았다.

우드워드는 17일에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장관이었던 짐 매티스 장군도 자신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밀리와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우드워드는 이 팟캐스트 방송에서 매티스 전 장관과 밀리 전 합참의장의 경고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위험은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군에 대한 유아적 동경과 병역 기피


트럼프는 군에 대해 소년 같은 동경을 품고 있다.

2차 대전 영웅인 조지 패튼과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우상화하고 있다. 그는 10대 시절을 뉴욕의 엄격한 군사 기숙학교에서 보냈다.

그러나 이같은 동경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는 것을 피하려 징집영장을 여러 번 연기했다.

병역은 기피했지만 군은 동경하는 모순적인 인물이다.

대통령이 된 뒤에는 워싱턴에서 화려한 열병식을 꿈꿨다. 러시아 식의 화려한 열병식을 워싱턴에서 열기 위해 주변 인사들을 설득했지만 끝내 꿈은 이루지 못했다.

트럼프는 또 대통령 시절 내각에 고위 장성 출신들을 다수 앉혔다.

퇴역 4성 장군 매티스를 국방장관, 비서실장에는 역시 퇴역 4성 장군인 존 켈리를 꽂았다. 국가안보 보좌관 2명은 각각 3성 장군 출신인 마이클 플린과 H R 맥마스터를 앉혔다.

외면당해


그러나 트럼프의 군 사랑은 외사랑이었다.

트럼프가 고위 장성과 제독들과 유대 관계를 맺기 위해 애썼지만 이들로부터 사랑받지는 못했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 당일 군이 ‘내부의 적’과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들 가운데 일부는 그 내부의 적이 바로 트럼프 자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매티스 전 장관은 ‘디 애틀랜틱’에 보낸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내 생애 처음으로 미국인들을 하나로 묶으려 시도하지 않은 대통령”이라면서 “대신 그는 우리를 분열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도 지난해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우리의 민주적인 기구들, 우리 헌법, 그리고 법치에 도전하려는 인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맥마스터 전 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당시 백악관 시절을 기록한 자신의 회고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에서 트럼프가 헌법 수호 의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맥마스터는 2020년 대선에서 패한 뒤 트럼프의 “에고와 자기애가...그를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한다’는 자신의 맹세를 저버리도록 했다”면서 트럼프는 “대통령의 최고 의무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을 담당했던 합동특수전사령부(JSOC)를 혁신한 스탠리 맥크리스털 장군은 최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자신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맥크리스털 장군은 과거 트럼프는 ‘부도덕’하고 ‘정직하지 못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빈 라덴 제거 작전을 직접 담당한 빌 맥레이븐 해군 제독도 2020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트럼프를 비판했다. 맥레이븐 제독은 “대통령의 에고와 자아 보존이 국가 안보보다 더 중요해지면...악의 승리를 막을 그 어떤 것도 남지 않게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켈로그


그러나 트럼프에게도 군에 우군은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국가 안보 보좌관을 지낸 키스 켈로그 중장이다.

켈로그는 트럼프에 대한 충성으로 지난 행정부에서 사임하거나 해고되지 않은 몇 안 되는 고위 백악관 보좌관 가운데 한 명이다.

켈로그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핵심 보직으로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합참의장, 또 이후에는 트럼프에게 입안의 혀처럼 움직일 국방장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CNN은 켈로그 밑에서 일했던 고위 장교들은 이같은 시나리오가 미국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