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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복동 '무아 음악감상실' 재현 축제 열린다

'광복레코드페어' 내달 1~2일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서

부산 광복동 '무아 음악감상실' 재현 축제 열린다


[파이낸셜뉴스] 1970~1990년대 전국적 명성을 떨친 부산 광복동 음악감상실 '무아(無我)' 풍경을 현대적으로 재현, 추억을 선물하는 이색 축제가 열린다.

부산근현대역사관(관장 김기용)은 오는 11월 1일부터 2일까지 별관 1층에서 부산 유일의 레코드 축제 '광복레코드페어'(사진)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최인락 DJ 음악감상회, 배순탁 작가 토크콘서트, 김일두·몽키비지엠 음악공연, 레코드·청음 공간(부스) 운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광복레코드페어'는 한국 현대 대중음악 성지였던 부산 원도심 광복동 일대 문화적 정체성을 살린 복합문화공간 별관만의 특화콘텐츠다.

올해 '광복레코드페어' 주제는 '무아지경(無我地景)'이다. 명성을 떨친 광복동 극장식 음악감상실 '무아' 풍경을 현대적으로 재현해 원도심 문화적 가치를 되살리자는 취지를 담았다.

1971년 7월 부산 광복동에 문을 연 '무아'는 서울, 대구, 울산 등에서 여행을 온 음악애호가들이 꼭 들렀다 갔던 핫플레이스다. 한국 대중음악 성지이자 청춘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었다.

'무아'는 방송 DJ 등용문이기도 했다. 부산 출신 인기가수 공연 장소로 당시 한국 대중음악계의 요람 역할도 했다.

이번 축제 기간 △음악감상회 '무아를 아십니까?' △토크콘서트 '음악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레코드의 역사' △음악공연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노래' △프리 스테이지 등 무아(無我)와 부산 원도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11월 1일 오후 7시에는 무아 출신 DJ로 1990년대 부산문화방송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의 별밤지기로 활약했던 최인락씨가 음악감상회 '무아를 아십니까'를 진행한다. 1961년생인 최씨는 10대 시절 남포동 돌다방(1978)을 통해 디제이(DJ)로 데뷔, 동명극장 앞 청자다방(1979)을 거쳐 전국적 명성의 광복동 무아(1980)에 입성한 '떡잎부터 남다른' 진행자다. 당시 음악감상실이 '방송 디제이의 등용문'이라는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듯 그는 부산문화방송(1989)과 TBN 부산(2006)을 비롯해 현재까지도 KNN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최인락 DJ의 토크와 디제잉으로 진행될 음악감상회는 무아의 탄생과 변천, 무아를 거쳐 간 디제이, 기억에 남는 신청자와 신청 음악, 오늘날 무아가 갖는 의의 등 이제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무아에 대한 뒷이야기를 모두 풀어낼 예정이다.

이번 축제는 한국 대중음악 성장에 있어 부산 원도심이 차지하는 위상을 재조명하고 당대 시대상은 물론 그 시절 청춘의 낭만과 애환을 떠올리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2일 오후 4시에는 대중음악평론가이자 대중음악 관련 책을 집필하는 배순탁 작가의 토크콘서트 '음악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레코드의 역사'가 열린다. 배씨는 깊은 음악적 식견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대한민국 대표 팝 전문 프로그램인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다.

11월 2일 오후 7시부터는 음악공연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노래'가 진행된다.

부산을 대표하는 포크 기반 싱어송라이터 김일두 씨와 부산의 재즈 음악가이자 27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재즈 음악 전문 유튜버 '몽키비지엠'이 출연해 새로운 감성으로 해석한 7090 노래를 관객에게 들려준다.

눈여겨볼 프로그램은 11월 2일 오후 1시부터 3시 30분까지 진행되는 '프리 스테이지'다. 이는 1970년대 초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무아 음악감상실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개최했던 아마추어 장기자랑 시간이었다.

이번 '레코드페어'에서는 지역 레코드 소장가가 초청자로 출연해 자신의 희귀음반을 자랑하는 코너로 변용해 선보일 예정이다. 1980년대 중구와 서면 일대의 음악감상실에서 DJ로 활약한 최인락, 김현민씨가 진행을 맡아 초청자와의 토크 외 객석의 신청곡까지 들려주게 된다.

이밖에 11월 1일 오후 1시부터는 광안리를 중심으로 아날로그 레코드바를 운영하고 있는 '코스탈타운커뮤니티' 디제잉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유일의 레코드 축제인 '광복레코드페어'에는 원도심을 비롯해 부산 내 30여 곳의 레코드 소장가와 레코드 판매점, 음악 서적 출판사 등이 참여해 레코드 부스와 청음 공간 등을 운영한다.

레코드 부스에서 바이닐(레코드판) 애호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음반은 물론 관련 도서를 전시하고 정보를 나눌 수 있다. 직접 고른 앨범을 청음 공간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