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韓 국정원으 北 파병 발표에도 '침묵'
美 국방장관-나토 사무총장 "확인할 수 없다"
美 하원에서는 문제 제기 했지만 대선 앞둔 바이든 정부는 '조용'
유럽 정상들은 개별적으로 반응, 英 총리 러시아 두고 "절박해졌다"
프랑스는 장관급 언급...푸틴은 국정원 발표에 반응 안 해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부터)이 독일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한국 국가정보원의 북한군 파병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군의 이동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파병이 사실이라면 걱정된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우크라 매체 RBC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국방장관 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나폴리에 머물고 있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군 파병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우크라 전쟁 파병을 위해 러시아에 병력을 보냈다는 보도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사실이라면 걱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러시아 편에 서서 우크라와 싸울 병력 1만명을 준비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다음날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 전장에 1만2000명을 보내기로 합의했다며 이미 1500명이 러시아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내년 1월에 퇴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 독일 베를린에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들과 임기 중 마지막 회동에서 우크라 지원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이 자리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션 새벳 대변인은 같은날 발표에서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를 대신해 싸운다는 보도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런 보도가 정확한 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하원의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장(공화·오하이오주)은 18일 바이든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북한의 파병이 선을 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정부와 나토에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나토의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은 17일 젤렌스키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군인이 이 전투에 연루되었다는 증거는 없지만 북한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8일 한국 국가정보원의 발표 이후에도 파병 여부에 대해 “현재까지 우리 공식 입장은 ‘확인 불가’지만 물론 이 입장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11월 대선을 치르는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참전으로 우크라 전쟁이 커지는 상황이 반갑지 않다. 유럽에서는 일부 국가들만 입장을 내놨다. 18일 베를린 회동에 참석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북한 파병설에 대해 “이것이 사실이라면 내게는 무엇보다도 절박함의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러시아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19일 우크라 키이우를 방문한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 외무장관과 회견에서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위기를 심화시키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정부가 전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시비하 역시 북한의 우크라 전쟁 개입에 대해 "엄청난 확전 위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8일 국가정보원 발표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18일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브릭스(BRICS) 미디어 간담회에서 우크라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언급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이런 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젤렌스키는 나토에 가입하지 못할 경우 핵능력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대통령 관저에서 브릭스(BRICS)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A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