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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 한국의 잠재 성장률, 미국에 '역전' 당해

OECD, 한국 잠재성장률 2.0% 제시..미국 2.1%
소득높은 국가일수록 성장률 낮아 추월 이례적

'저출산 고령화' 한국의 잠재 성장률, 미국에 '역전' 당해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년 연속 2.0%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미국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한 올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로 나타났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모두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인 잠재 GDP의 증가율을 의미한다.

2020∼2021년 2.4%였던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은 2022년 2.3%로 하락한 후 지난해 2.0%로 떨어져 올해까지 유지했다.

반면 미국은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이 떨어지는 사이 오히려 반등했다. 지난 2020년 1.9% 수준이던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023년 2.1%까지 상승했고 올해도 2.1%로 추정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일 수록 총요소 생산성 증가율이 낮은 경향이 일반적인데, 소득 수준이 더 높은 미국보다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외국인 유입이 활발하고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이 꾸준히 발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가 오는 2072년 45.8%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도 최근 잠재 성장률이 오르는 추세로 나타났다. 독일은 2020년 0.7%에서 등락을 거듭해 올해 0.8%로 소폭 올랐고, 영국은 2020년 0.9%에서 지난해 1.2%, 올해 1.1% 수준으로 상승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고령화가 가속화한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2020년 0.6%에서 2021년 0.7%로 올랐다가, 이후 해마다 하락해 올해 0.3%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한국이 노동력 저하에 따른 '저성장의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혁신과 구조 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 시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령인구의 노동력 활용 제고와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개혁, 자원의 적재적소 배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