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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없는 굴' 항공기 시장… 브라질 엠브라에르·中 코맥 약진[글로벌리포트]

연쇄 추락으로 경쟁 밀려난 보잉
'엔진 결함' 에어버스 주춤한 사이
브라질·중국, 야금야금 몸집 키워

'호랑이 없는 굴' 항공기 시장… 브라질 엠브라에르·中 코맥 약진[글로벌리포트]

세계 상업용 항공기 시장을 선도하던 미국 보잉이 최근 생산 차질로 인해 경쟁사 에어버스에게 걷잡을 수 없이 밀려나고 있다. 보잉의 입지는 브라질과 중국 등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더욱 흔들릴 전망이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의 지난 8월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범유럽 항공 기업 에어버스가 고객사에 인도한 상업용 항공기는 323대로 자체 전망치(316대)를 넘어섰다. 반면 같은 기간 보잉이 인도한 기체 숫자는 175대에 그쳐 전년 동기(266대)보다 줄었다. 에어버스와 보잉의 올해 2·4분기 인도량은 각각 181대, 92대였다.

1970년에 탄생한 에어버스는 줄곧 보잉에 밀려 2인자에 머물렀지만 2003년에 처음으로 인도량 집계에서 보잉을 제쳤다. 양사는 이후 선두 다툼을 벌였으며 보잉은 2011년 에어버스에게 1위를 내준 이후 2012~2018년에 걸쳐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보잉은 2018~2019년에 주력 제품 '737 맥스'의 연이은 추락 사고로 주문이 줄어들고, 미국 정부가 품질 관리를 위해 생산량을 제한하자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미국연방항공청(FAA)은 지난 1월 알래스카항공 소속 737 맥스가 공중에서 문이 파손되는 사고를 겪자 보잉의 737 맥스 생산량을 월 38대 이하로 제한했다.

다만 현재 시장 1위인 에어버스 역시 엔진 결함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잉 및 에어버스의 1위 다툼을 지켜보던 다른 항공 기업들은 이 틈을 노려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브라질 항공 기업 엠브라에르는 지난 8월 발표에서 2·4분기 상업용 항공기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19대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에 첫 상업 운항에 성공한 중국 중형 항공기 'C919'의 약진도 눈에 띈다. 보잉과 에어버스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중형 항공기 상용화에 성공한 중국상용항공기(COMAC·코맥)는 지난해부터 C919 주문을 받아 누적 주문만 1000대가 넘는다. 아직 국제 운항 승인이 나지 않아 중국에서만 팔지만, 브루나이와 인도네시아에서 주문을 받기도 했다.
중국은 C919의 유럽 판매를 위해 지난해 11월 유럽항공안전청(EASA)에 운항 승인을 신청하고 내년에 형식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일 미국 CNN에 따르면 CNN의 스티븐 장 베이징지사장은 C919에 처음 탑승한 소감에 대해 "안정성과 편안함 부분에서 B 학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C919에 탑승한 대부분의 승객들이 에어버스나 보잉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