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회 의사국시 실기시험 응시자 347명
의정 갈등으로 시험 응시도 10% 수준
올해 3000명→내년 300명 미만 전망
서울의 한 의과대학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대증원 발표에 의정갈등이 8개월째 이어지면서 향후 의사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더 커질 전망이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치러진 제89회 의사국시 실기시험에는 합격률이 76.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합격률(95.5%)보다 19%p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의정갈등으로 제기된 신규 의사 배출 급감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의사국시 실기시험 합격률은 꾸준히 90% 중반대를 유지해왔다. 2019년 97%, 2020년 86%,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가 각각 97.6%와 95.9%였다. 2022년은 96.2%, 2023년은 95.5%였다.
합격자 수도 266명으로, 평년의 10% 수준에 그친다. 2021년을 제외하면 매년 의사국시 실기시험 합격자는 3000명 수준을 유지해왔다.
합격률 급감에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에 단체 불참한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 합격자 수는 평년의 10% 수준이다.
응시자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시행된 제88회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3212명이 응시했으나, 올해는 347명에 불과했다. 올해 응시 대상은 의대 본과 4학년 학생 3000여명에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등 추가 인원을 더해 약 3200명이다. 이 가운데 11.4% 가량만 지원한 것이다.
평소와 다른 응시자 구성 비율 등도 합격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의대증원으로 촉발된 의대생들의 휴학계 신청 움직임과 응시자 중 국시 재수생, 해외의대 출신 등의 비율이 높아진 영향이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전년도 국시 불합격자(186명), 군위탁생(20명), 해외의대 졸업생(62명) 등이 모두 응시했다고 가정해도 전체 응시자의 70%를 상회한다.
이 중 해외의대 응시자들의 국시 합격률은 통상 국내의대 출신보다 저조한 편이다.
의료계에서는 매년 3000여명 배출된 의사가 내년엔 10% 정도도 안 되는 300명 미만으로 배출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의사 국시는 실기시험과 필기시험 순으로 진행되고, 필기시험은 내년 1월 9~10일 시행된 뒤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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