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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떨어졌지만 주요국 인플레이션 후유증에 시달려.."비관적 심리도 문제"

타이거지수, 세계 경제 취약함 보여줘, 미 대선과 중동 및 우크라 전쟁으로 떨어져
IMF 총재, 저성장과 높은 부채 경고

물가 떨어졌지만 주요국 인플레이션 후유증에 시달려.."비관적 심리도 문제"
지난 5월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한 수퍼마켓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살펴보고있다.신화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주요국에서 기록적인 물가상승세가 꺽였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가 가계와 기업의 발목을 밪고 있다. 또 전쟁 등의 불확실성은 경제 회복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경제활동이 안정을 찾았음에도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고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신뢰지수는 뒷걸음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와 브루킹스연구소가 공동으로 1년에 두차례 내놓는 글로벌 경제회복 추적지수(타이거지수)는 현재 세계 경제가 취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우울과 불확실성 느낌이 있다"며 "신뢰지수는 경제가 좋은 국가와 나쁜 국가 모두에서 매우 부진하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5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과 중동 사태,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혼란이 신뢰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미국과 중국은 실질 경제 활동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뢰지수는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독일과 일본도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경우 실질경제활동 지수가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신뢰지수도 이전에 비해 크게 낮은 가운데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2년 연속 침체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지수는 21일 개막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례 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으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사무총장은 저성장과 높은 부채로 인한 어려운 미래를 예상했다. 회의 개막을 앞두고 게오르기에바는 세계 경제가 한 세대에 한번 나올 강력한 인플레이션 충격에서 벗어났지만 오른 물가로 인해 가계 소득에는 오랜 유산으로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7월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3.2%와 3.3%로 전망한 IMF는 이번주 새로운 전망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미국 경제도 인플레이션이 완화됐음에도 여전히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비싸 가계와 기업, 정책 입안가들에게까지 부담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4%까지 떨어졌으나 물가가 치솟았던 2021년 봄 이후 미국내 식료품 가격은 22% 상승한 상태다. 달걀 가격은 87%, 휘발유 가격은 16% 비싸졌으며 자동차 보험료는 약 47% 올랐다. CNBC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물가 목표에 거의 접근하고 있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아직 물가와의 전쟁이 종료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 데일리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주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준의 목표를 향한 노력이 계속 성과를 보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부채 증가도 미국 경제에 큰 문제를 안을 여지가 있다.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도 소비는 계속 늘면서 지난 2·4분기 미국 가계 부채가 20조2000억달러(약 28경7500조원)로 2021년 첫분기 대비 19% 증가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현재 2.74%로 지난 12년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CNBC는 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미국 대선 다음날 이틀 예정으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매우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