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국채지수 편입 의미 강조한 정부
자본시장 규모 커지고 위상 올라가
외환시장 선진화 방향 인정 받은셈
녹색 국채 내년 상반기 발행 관측도
한국 국채 윅비 제외 가능성은 낮아
세계국채지수 편입 결정 발표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편입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4.10.9 jjaeck9@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기획재정부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계기로 '녹색 국채' 발행을 위한 국내외 사전 수요 조사에 나선다. WGBI 편입 결정으로 발행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해서다. 내년 상반기께 발행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기재부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WGBI 편입 관련 브리핑을 열고 "WGBI 편입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녹색 국채 발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상현 기재부 국채 과장은 "내년 예산안에 국채 발행 한도가 201조 원으로 책정돼 있지만, 이 중 녹색 국채를 얼마나 발행할지는 정부 재량"이라며 "다만 발행 뿐 아니라 실제로 자금이 친환경 사업에 투입돼야 하는 만큼, 어느 사업과 연계할 지 사업 부서와 기금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녹색 국채는 조달 자금을 친환경 프로젝트와 인프라 사업 지출 등 사용하도록 한정됐다.
지난 9일, 글로벌 지수 제공 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내년 11월부터 한국이 세계 최대 채권 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WGBI는 2조5000억~3조 달러의 자금을 움직이는 세계 최대 채권 지수다. WGBI에 편입됐다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 큰손들의 쇼핑 리스트에 공식적으로 포함됐다는 의미다.
WGBI 내 한국의 비중은 2.22%로, 실제 편입은 내년 11월부터 분기별로 1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국가별 비중은 적격 국채의 시장가치에 따라 결정되며, 한국은 지난 10월 기준으로 6917억 달러 규모의 적격 국고채를 대상으로 2.22%의 비중이 부여됐다.
기재부는 WGBI 편입 의미에 대해 자본시장 전체 규모를 키우고 자본시장 구조의 안정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곽 과장은 "자본시장은 채권과 주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채권 부문에서 약 75조 원의 안정적인 자금이 유입된다"며 "결과적으로 자본시장 전체 파이가 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여진 기재부 외환제도 과장은 "FTSE 러셀이 한국의 재정 건전성을 신뢰했기 때문에 WGBI 편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이는 대외 신인도를 높이고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 선순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정 과장은 "WGBI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자가 많은데, 지금까지 한국에 투자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할 수 없이 계좌를 열어야 한다"며 "국채 만기로 발생한 원화를 다시 가지고 나가면 환전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그 돈으로 녹색채권을 살 수도 있고, 주식투자도 할 수 있는, 즉 한번 들어온 돈이 선순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한국의 WGBI 편입은 협업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기재부 내 국고국 국채과와 국제금융국의 외환시장 구조 개혁, 세제실의 외국인 국채 투자자 비과세 조치 등과 함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외국인 투자 등록제 폐지와 관련한 대응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국세청, 한국은행, 예탁결제원도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기재부는 한국의 WGBI 제외 가능성에 대해선 낮게 평가했다.
WGBI에 편입된 국가는 국채 발행 잔액이 최소 500억 달러 이상이고, 신용등급이 최소 A- 이상이어야 한다.
곽 과장은 "한국의 국채 발행 잔액은 800억~900억 달러 수준으로, 이 조건을 초과하며, 신용등급도 더블 A로 안정적"이라며, "포르투갈이 과거 신용등급 하락으로 WGBI에서 탈락한 사례가 있지만, 한국의 재정 건전성과 경제 구조를 고려할 때 급격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을 만나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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