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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 발에 힘이 빠지고 젓가락질이 잘 안되는 등의 증상을 보이면 뇌졸중을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중추신경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와 비슷한 증상으로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추에는 척수라 불리는 중추신경이 있는데 뇌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다발이 모인 척수가 퇴행성 변화로 압박되어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을 ‘경추척수증’이라 한다. 경추척수증은 손 감각이 둔해지면서 초기에는 팔·다리 힘이 빠지고 중심을 잃어 잘 넘어지게 된다. 심한 경우 대소변 조절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고, 사지 마비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60대 환자 A씨는 수개월 전부터 목에 알 수 없는 통증이 생기고, 손·발 힘 빠짐 증상이 나타나 강남나누리병원을 찾았다. 뇌졸중이 의심되어 신경과 진료를 봤지만 이상 소견이 없어 척추센터로 협진을 안내받았다. A씨는 목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진행하였고 ‘경추척수증’ 진단을 받은 후 척추내시경을 진행하였다. 수술 후 빠른 회복으로 손·발 감각도 정상으로 돌아와 불편했던 일상 속 행동들도 쉽게 가능해졌다.
강남나누리병원 척추센터 김승범 원장은 21일 “경추척수증의 대표적인 질환은 손과 발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경추척수증을 뇌졸중과 같은 뇌신경 질환으로 오해해 신경과를 먼저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조언했다.
경추척수증의 원인으로 ‘후종인대골화증’을 꼽을 수 있는데 목뼈 뒤쪽에 위치한 후종인대가 두꺼워지고 단단해지면서 척추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두 번째는 ‘황색인대골화증’, 황색인대는 척추 뒤에 붙은 관절을 잡아주는 인대로 후종인대골화증처럼 두꺼워지면서 척추 신경을 누르게 된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여러 증상이 동반하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MRI검사가 필수다. 영상 진단검사는 병변의 정확한 위치와 크기를 파악할 수 있고, 치료 방향성을 세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추 신경인 척추의 손상은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경증인 경우 약물치료를 처방하지만 약물치료에도 호전이 안되는 디스크나 후종인대골화증 등과 동반된 경추척수증은 내시경으로 추간판이나 굳은 인대를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한다.
김 원장은 ”경추척수증의 또 다른 증상인 다리 저림·당김, 방사통은 허리디스크나 협착증의 증상과도 유사하지만 허리를 검사했을 때 이상이 없거나 치료를 한 뒤에도 증상이 이어진다면 경추나 흉추에 이상을 의심하고 반드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추척수증의 경우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자가진단법도 있다.
△글씨가 잘 안 써진다 △주먹을 쥐었다가 펴는 것이 어렵다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잘 넘어진다 △옷 단추를 끼는 것이 어렵다 △젓가락질이 어렵다 등의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면, 척추전문병원을 방문해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오랜시간 사무실에서 경직된 자세로 근무하거나, 학생들의 경우 스마트폰, 태블릿 장시간 사용은 목의 움직임이 거의 없고 고정되어 있어 경추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지금이라도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가벼운 목 스트레칭을 해보자. 목 스트레칭은 경추의 압력을 낮춰 경추척수증을 예방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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