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초고령사회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치매'
치매 1명 관리비용 연간 2220만원
연간 가구소득의 3분의1 넘는 수준
국가 치매 관리 비용도 GDP의 1%
부담 줄이려면 조기진단·예방 필수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앞두면서 치매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최근 50년 사이 20세 이상 늘었다. 내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유엔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21일 중앙치매센터는 전 세계적으로 평균수명 연장과 노인 인구 증가로 치매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늘어가는 치매환자에 국가 부담 커진다
해마다 약 5%씩 늘던 추정 치매환자 수는 최근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지난 2022년 94만명, 지난해 98만명에서 올해는 105만명으로 예상돼 결국 1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2030년 142만명, 2040년 226만명까지 증가해 2050년 315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50년에는 한국인 100명 중 7명이 치매환자라는 의미다.
치매환자가 증가하면 개인은 물론 국가에도 의료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치매환자 한 명을 1년 동안 돌보는 데 들어가는 연간 관리비용은 2220만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연간 가구소득(5801만원)의 3분의 1을 넘는 수준이다. 치매 치료를 위한 직접의료비 외에도 간병비, 보조물품구입비, 장기요양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증상이 가벼운 최경도 환자는 1620만원, 가장 심각한 중증환자는 3480만원으로 2배 이상 차이 난다.
국내 치매환자 연간 관리비용도 방관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연간 국가치매관리비용은 2022년 기준 20조8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1%를 차지했다. 5년 전인 2017년 14조2000억원보다 31.9% 증가한 규모다. 2040년에는 국가치매관리비용이 약 56조9000억원, 2050년 88조6000억원, 2060년에는 10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국내총생산(GDP)은 역성장하고 있을 시점이다.
■조기진단·예방 치료가 답
전문가들은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에 대한 조기진단과 예방치료를 통해 치매로 인한 의료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도인지장애환자가 늘고 있어 더욱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환자는 2011년 3만5471명에서 2021년 29만9470명으로 최근 10년간 8.4배 증가했다.
문제는 경도인지장애에 관한 국민의 인식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한치매학회가 17개 시도, 만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8%는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임을 전혀 알지 못하는 응답자가 73%에 달했다.
■치매환자 70% 이상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의 뇌 인지기능이 저하되면서 스스로 판단하거나 일을 수행하기 어려워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후천적으로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능력, 판단력 및 추상적 사고력 등 다양한 지적 능력이 저하된 경우를 말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성 치매(알츠하이머병)는 치매환자 70% 이상이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정상적으로 뇌에 축적되는 아밀로이드-베타(amyloid-ß) 단백질과 과인산화된 타우(tau) 단백질로 구성된 신경 내 신경섬유매듭의 형성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매우 서서히 발병해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발병 초기에는 기억력이 감소하고 중기에는 언어기능 및 판단력 등 여러 인지기능 이상이 동반된다. 진행 과정에서 성격변화, 초조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공격성 증가, 수면장애 등의 정신행동 증상이 흔히 동반되며 말기에는 보행이상과 같은 신경학적 장애와 감염, 욕창 등 신체적 합병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알츠하이머병은 점진적으로 악화돼 초기 증상이 경미해 발견하기 어렵고, 증상이 육안으로 나타났을 땐 이미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되면 뇌 손상 진행을 되돌리거나 호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치매가 더욱 나빠지기 전에 조기진단 및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 실제로 질병 진행을 지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알츠하이머병 원인조절치료제(DMT)도 질환 초기에 정확한 진단 후 사용돼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에 발병 초기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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