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연설 강성부 KCGI 대표
지배구조 흔드는 상속세
최고세율 30%로 낮추고
편법 승계는 적극 차단을
부산 제조업 한계 부딪혀
'4대' 대전환시대 대비를
21일 부산 부전동 롯데호텔부산 3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제11회 부산글로벌금융포럼' VIP 티타임에 참석한 금융 전문가와 주요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첫째줄 왼쪽부터 이명호 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강종훈 BNK금융지주 그룹경영전략부문장,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 대표,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 강성부 KCGI 대표, 이준승 부산광역시 행정부시장, 전재호 파이낸셜뉴스미디어그룹 회장, 김병칠 금융감독원 부원장, 신한춘 한국자유총연맹 부산시지부 회장, 노은식 김해상공회의소 회장, 송복철 부산경제진흥원장, 박사익 경부공영 회장, 이용운 KDB산업은행 M&A컨설팅 실장, 노주섭 부산파이낸셜뉴스 사장. 사진=박범준 기자
제11회 부산글로벌금융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KCGI 강성부 대표(사진)는 21일 한국 기업의 거버넌스(지배구조) 현황과 디스카운트 요인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좋은 기업 지배구조란 주주와 이해관계자 간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지배구조를 말한다"면서 "이를 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야 하며, 이는 결국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국 대비 한국의 밸류에이션(가치)은 현저히 저평가된 상태로 자산재배치가 절실하다"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고 부동산 또는 현금으로 부를 쌓기만 하면서 배당도, 자사주 매입·소각도 하지 않으니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되어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속세 및 배당소득세 합리화 등을 꼽았다.
그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가장 즉각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며 "자사주는 경영권 방어의 유일한 수단이 아니다. 경영권을 지키는 가장 좋은 수단은 경영을 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저평가를 불러온 여러 요인들 중에 기업인들이 가장 많이 꼽는 게 상속세 문제"라며 "국내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을 30%로 낮추고, 그 대신 편법적 승계 수법은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궁극적으로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책임경영의 경험도 함께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대부분의 부자들은 승계 대상의 부를 주식, 부동산 등 금융 자산으로 한정해 물려주는 데만 급급하면 승계의 의미가 퇴색된다"며 "유형자산보다 지적 능력과 인적자본, 사회적 자본 등 무형자산이 더욱 중요하며 이를 장기적·체계적으로 넘겨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부산이 당면한 제조업 한계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회색 코뿔소가 불러올 대전환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회색 코뿔소는 멀리서도 눈에 잘 띄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을 뜻하는 경제용어다.
강 대표는 "우리나라는 가계 부채와 3高(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인구 절벽,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 등 회색 코뿔소로 비유되던 잠재 위험들이 하나둘씩 현실화되면서 위협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이런 위기는 피할 수 없고, 지금은 이런 위기가 불러올 변화에 맞춰 적절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회색 코뿔소가 전기차(EV) 전환, 인공지능(AI) 전환, 세대 전환, 투자 전환 등 4가지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강 대표는 인구구조 변화, 기후변화, 기술 혁신이라는 메가트렌드에 대응해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사업가는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투자가로 변신을 꾀해야 하며, 과잉투자의 시대를 맞아 기업 육성보다는 인수합병(M&A) 등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권병석 팀장 박재관 서혜진 박소현 변옥환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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