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크라 파병 부각해온 尹정부
신중하던 나토도 우려 표하며 인정
관련 정보도 요청..尹 "대표단 파견"
韓-나토 '북핵 공동대응' 강화 수순
북핵 위한 파병, 도리어 옥죄는 결과
尹, 영국 외교장관에게도 北 대응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13일(현지시각)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마르크 뤼터 당시 네덜란드 총리(현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와 대화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파병했다는 사실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인정토록 이끌었다.
우리 정부는 앞서 북한군 파병 사실을 적극 부각했지만 나토와 미국, 유럽은 확인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다 마크 루터 나토 사무총장이 윤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북한군 파병에 우려를 표하며 인정한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루터 총장과 전화통화를 가지고 국가정보원이 1500명의 북한 특수부대가 러시아에 파병된 것을 확인한 점을 설명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러북의 무모한 군사적 밀착이 인도태평양 지역과 대서양 지역 안보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음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러시아와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적극 취해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나토 및 나토 회원국들과 실질적인 대응 조치를 함께 모색해나가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참전한 상황인 만큼 나토가 북한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군 파병을 유달리 부각해온 실질적인 이유다.
그러자 루터 사무총장은 “국제법과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북한군 파병 사실을 인정하면서 “나토는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러북 군사협력에 대응키 위해 대한민국과 적극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화답했다.
거기다 북한군 파병에 관한 상세한 정보도 요청했다. 루터 사무총장은 “보다 상세한 정보 공유를 위해 한국 정부가 나토에 대표단을 보내줄 것을 요청한다”며 “앞으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처키 위해 한-우크라-나토 간 방산협력과 안보대화를 강화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정보공유를 위한 대표단 신속 파견과 한-우크라-나토 안보협력 활성화 조치를 약속하면서 “우리의 나토 전장정보수집활용체계(BICES) 가입 절차가 신속히 진행돼 한국과 나토가 실시간 소통하며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북한군 우크라 파병 문제에 관한 우리나라와 나토의 협력이 심화되면, 현재 우크라 전쟁과 중동 사태에 쏠려있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한반도로 옮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를 위해 감행한 파병이 도리어 북핵을 옥죄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나토 회원국인 영국의 데이비드 라미 외교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북한군 파병에 관한 정보공유와 대응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라미 장관은 이에 적극 동의했다.
라미 장관은 이날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열었는데,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이 자리에서 북한군 파병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유럽과 인태 지역 안보 연계성을 부각하며 안보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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