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美 브루킹스硏, 공동연구 보고서
"규칙기반 다자질서 필요성 더욱 중요"
조동철 KDI 원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개최한 'KDI-브루킹스연구소 공동연구 보고서' 발간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KDI 제공) ⓒ News1 김유승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경제가 다자 협력과 공조가 점차 어려워지는 환경에 처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세계화가 상호 이익이 되는 '포지티브섬'에서 '제로섬'양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더 높은 불확실성, 분쟁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연구보고서 '새로운 글로벌 다이나믹스: 전환하는 세계에서 경제변화 관리'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조동철 KDI 원장은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규칙에 기반한 다자간 질서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공동연구가 새 글로벌 다이나믹스를 관리하고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경제를 만드는 촉매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세계화의 미래, 산업과 시장, 국제무역, 금융시스템 등 4개 부분으로 구성됐다. 세계 경제 변화를 분석,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미국 UC버클리대 로라 타이슨·존 자이스만 교수 및 브라이언 저지 박사는 세계화에 대해 "포지티브섬에서 제로섬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세계경제가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지경학적 경계에 따라 연계성이 강화되는 방식으로 재구조화되면서 더 높은 불확실성, 불안정 및 분쟁에 노출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통해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와 같은 전략적 부문에서 동맹국 간 산업정책 조율을 통해 파괴적 경쟁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임원혁 교수는 아시아 경제에 대해 "구조개혁과 외부 여건 상황에 따라 역동성과 번영을 지속하는 '아시아 세기'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구조개혁 실패로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거나 미·중 갈등 심화로 '위태로운 번영',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위기와 갈등'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무역 분야에서는 새로운 규칙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세계무역기구(WTO) 기능 정상화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유럽대학원(EUI) 버나드 호크만 교수는 "디지털 무역에 대한 다자간 합의를 통해 데이터 관리와 무역 개방성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WTO가 디지털 무역의 다양한 규제 체제를 다자적으로 검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이시욱 교수도 "글로벌 가치사슬의 회복력 강화를 위해 복수국 간 이니셔티브와 같은 국제 협력이 중요하다"며 "WTO의 법적 프레임워크에서 복수국 간 이니셔티브를 논의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화폐와 금융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진단도 나왔다. 미국 코넬대 에스와 프라사드 교수는 금융시스템과 관련,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이 국제 금융 시장을 재구성할 수 있다"며 "저개발국들은 주요국 디지털 화폐와의 경쟁으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으나, 미 달러화는 여전히 지배적 위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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