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전 성격 러-우 전장, 묵인과 방치는 외교·지정학적 주도권 잠식
지원 무기 수준따라 참전 간주 "살상무기 지원하면 정세 요동" 지적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제24기계화여단이 제공한 사진에 지난 1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훈련장에서 우크라이나군 신병들이 전술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북한군이 러시아 용병으로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되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과 신중론을 둘러싸고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러시아의 반발과 확전을 의식해 그간 우크라이나에 무기만 지원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내부적으로는 맞파병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처음으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23일 외교가 등에 따르면 북한의 우-러 전쟁에 참전하기 시작했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러시아가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나토군 파병과 우리 군의 대(對)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서방 나토 회원국들은 전쟁 피로감과 러시아의 전술핵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전쟁에 직접적으로 연루되는 것이 국익 차원에서는 맞지 않다는 의견과 나토 가입국이 아닌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참전 명분이 부재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친우크라이나 진영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물리적 맞대응이 이뤄진다면 유럽과 한반도 안보 지형에 큰 변화가 닥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파병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파장을 일으켰는데, 이번엔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이 '마크롱의 제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히며 서방의 우크라이나 파병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우리나라도 러북 군사 협력에 상응하는 단계적 조치를 이행하겠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하지만 살상무기 지원을 상정하고 있는 한국도 러시아가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작지 않다.
자유민주진영대 독재국가 혹은 현상유지국대 현상변경국 간 대리전 성격의 러-우 전장에서 1만2000명 달하는 북한군의 파병 실체가 확인되고 지정학적 공간을 흔드는 상황에서 묵인과 방치는 외교적 지정학적 주도권 잠식을 초래해 나토와 한국 등 유사입장국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무기의 수준에 따라 한국도 참전으로 간주될 수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배제할 수는 없다.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경우 러시아가 북한에 대륙간탄도탄(ICBM)이나 핵잠수함 등 첨단 전략무기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제재할 명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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