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3만원짜리가 20만원에 팔리는데도… 온라인 암표 신고센터는 개점휴업 중

스포츠 직관열풍에 암표 값 급등
매크로 돌려 사들인 티켓만 불법
"처벌 규정 강화해야" 한목소리

'뭉쳐야찬다' '골때리는그녀들' '최강야구' 등 스포츠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프로스포츠 암표 거래가 늘고 가격도 급등하고 있지만 전무한 수사의뢰, 처벌대상의 한계 등 정작 대응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프로스포츠 온라인 암표 신고센터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 30일까지 좌석번호가 확인된 온라인 암표 의심사례 건수는 4713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495건에서 △2021년 680건 △2022년 821건 △2023년 1294건 △2024년(8월 30일 기준) 1423건 등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도 보였다.

또 좌석번호가 확인되지 않은 건수까지 포함하면 의심건수는 5년여간 모두 16만4802건으로 대폭 늘어난다.

온라인 암표 신고센터는 문체부가 프로스포츠협회를 통해 2020년부터 운영해온 기관이다. 홈페이지를 보면 '프로스포츠 온라인 암표 근절 및 건전한 티켓 구매문화 정착'으로 설명돼 있다.

하지만 문체부와, 협회, 센터가 같은 기간 경찰 등에 수사 의뢰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프로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지며 암표 가격이 급등하는 현실과 대비된다. 중고 플랫폼 사이트에는 기아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경기 SKY지정석 가격이 장당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식 가격은 3만원이다.

축구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일 한 게임사가 주최한 이벤트 매치의 경우 7만원짜리 2등급 C구역 좌석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최대 20만원까지 상승했다. 직전 주에 열린 자선경기는 트로트가수 임영웅씨가 출연하며 6만원짜리 2층 일반 좌석 가격이 17만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암표 신고는 좌석번호가 확인돼야만 티켓 판매사를 통해 구매자를 특정한 뒤 후속조치를 할 수 있는 점, 온라인 재판매는 위법행위가 아닌 점, 개인 간 거래는 처벌이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해도 수사 의뢰 '0'건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지정된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 입장권 등을 부정 판매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전문가들은 암표에 대한 처벌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매크로가 광범위하게 활용되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소비자의 접근을 방해하기 때문에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부당행위를 한 판매자에게는 무거운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