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경제성장률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1%로 집계됐다고 24일 발표했다. 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파이낸셜뉴스] 올해 3·4분기 실질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를 기록했다. 2·4분기의 마이너스(-0.2%) 성장에서는 벗어났지만 예상치인 0.5% 대비 5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도 재정집행 강화, 수출기업 지원 등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동향 점검을 위한 긴급 화상회의를 가졌다. 다만 대규모 세수결손으로 정책대응 여력은 약화됐고 미국 대통령 선거, 중국 경제 부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부담요인이다.
잘 나가던 수출, 피크 찍었나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에서 주목되는 지표는 전기 대비 0.4% 감소한 총수출이다.
3·4분기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非) 정보통신(IT) 부문 부진하면서 7, 8월 수출이 꺾인 일시적 요인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전분기 대비론 마이너스였지만 전년동기 대비 6.5% 증가했고 4·4분기 자동차 수출 등의 개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수출에 대한 다소 낙관적인 전망에도 잘나가던 수출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이달 20일까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최근 관세청 집계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겠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품목 10개 중 8개가 마이너스다. 석유제품 -40.0%, 가전제품 -17.9% 등이다. 국가별로 중국이 1.2%, 베트남이 1.1% 늘었고 미국과 유럽연합은 각각 -2.6%, -8.9%였다.
특히 대(對) 중국 수출의 둔화가 주목된다. 중국은 국내 수출액의 20% 가량을 차지한다. 대 중국 수출액은 최근 3개월간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올 3·4분기 경제성장률(전년동기 대비)이 4.6%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해서다. 이는 지난해 1·4분기(4.5%) 이후 가장 낮다.
4·4분기 중국을 둘러싼 상황은 11월 미국 대선을 계기로 더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중국산 완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높일 경우, 한국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해서다.
여기에다 전년동기 대비 13개월째 수출 개선세를 이끌었던 반도체 사이클의 변동성이 커진 것도 수출 전반에는 부담요인이다. 이른바 '반도체 겨울론'이 현실화될 수 있어서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대중 수출 침체를 대비해야 한다"며 "대체시장 공략, 수출 중견·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률 2.4%도 "쉽지 않다"…내수개선 방점
정부의 올 성장률 전망치는 2.6%다. 한은은 2.4%로 잡고 있다. 3·4분기 실질성장률이 역성장을 겨우 면하면서 2.4% 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4·4분기에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1.2% 증가해야 올해 2.4% 성장이 가능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4·4분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을 때 수정전망을 할 지 여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는 올 3·4분기 내수의 실질 성장률 기여도가 0.9%포인트에 달하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민간소비가 전기비로 0.5%, 전년동기비로 1.3% 증가했다는 것이다. 승용차, 통신기기 등 재화와 의료, 운수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난 데 기인한다. 내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설비투자도 전기비로 6.9%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간소비는 완만하게 상승했고 설비투자는 굉장히 좋다"며 "총수입이 2개 분기 연속 빠르게 늘었다는 게 내수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내수 개선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우선 물가안정 기조를 안착시킬 방침이다. 소상공인 등 맞춤형 선별지원, 민생안정을 위한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간부들과 화상회의에서 "향후 경기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그간 발표한 내수·민생 대책 등의 집행을 가속화하고 대내외 여건을 면밀히 점검, 대응방향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정책방향에도 한계는 뚜렷하다. 주원 실장은 "정부의 재정여력이 악화됐고 한은이 추가금리 인하를 단행한다고 해도 시차가 있어 올해 안에는 내수촉진 효과를 보기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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