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등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내년부터 학교에 도입될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와 관련해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내년에는 예정대로 수학·영어·정보 과목에 도입하되 2026년부터는 과목 수 등을 조정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AI디지털교과서가 교육 현장에 안착하려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교육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이 부총리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종합감사에서 "2026년 이후 적용될 교과목은 전문가 검토와 시도교육청 협의를 거쳐 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사와 학부모의 우려를 덜도록 AI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 소통에 힘쓰겠다"며 "특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제안에 따라 AI디지털교과서의 안정적 도입을 위해 재정 지원, 개인정보보호, 교원 연수 등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 AI디지털교과서는 계획대로 도입하되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재정부담 경감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지난해 2월 2025학년도부터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의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AI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2026년부터는 초등 5~6학년과 중학교 2학년, 2027년 중학교 3학년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달 중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AI디지털교과서 도입과 관련해 예산 지원, 보안 시스템 강화, 2026년 이후 적용과목 수 조정 등을 교육부에 제안했고, 이 부총리는 이를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교육감들이 충분히 협의해 좋은 제안을 해주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당초 발표한 것을 그대로 밀어붙이기보다는 교육감의 제안을 살펴보고 협의해 좋은 방향으로 다듬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AI디지털교과서의 높은 구독료와 관련해 "구체적인 가격은 최종적으로 발행사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최종액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우리가 예상하는 금액은 지금 거론되는 액수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2025년 영어·수학·정보 교과는 이미 발행사도 결정됐고 출판사도 검인정 체제를 통해 11월 말에 확정되는 상황이라 변경할 수 없다"며 "AI디지털교과서의 효과성은 세계적으로 많이 검증된 부분이다. 내년도에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제기한 지적사항 69건 중 67건을 향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여순사건 '반란' 표현과 관련해 "출판사 자체 수정·보완 절차를 거쳐 지난 9월 30일에 수정을 완료했다"며 "10월 중 여야 합의를 통해 추가 수정·보완 의견이 나오면 출판사를 통해 수정된 교과서가 내년 3월에 사용될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연세대 논술문제 유출 논란과 관련해선 "상당히 위중하게 보고 있다"며 "입시 문제는 공정성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여서 교육부의 책무성도 상당히 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는 김건희 여사 논문 대필 의혹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한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와 한양대 부정 채용 등 의혹을 받는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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