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협의회도 여야의정 협의체 불참
의학회·의대협회 외 참여 의사 밝힌 단체 아직 없어
“논의 주체인 전공의 없이는 의미 없어"
지난 10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결정했으나 다른 의사단체들은 참여결정을 주저하고 있다. 사태 해결 열쇠를 쥔 전공의와 의대생이 협의체 참여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의료계 내부에서도 쉽게 의견이 모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미 참여를 결정한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를 제외한 의사·병원 단체들은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참여를 유보하거나 불참하겠다는 입장이라 협의체 출범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날 상급종합병원협의회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공의들이 병협이나 상종협의회를 중간 착취자라고 여기는 상황에서, 전공의들의 감정을 존중하기로 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도 이날 “전날 총회를 열어 협의체 참여를 유보한 것은 실질적으로 무언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을지, 이용만 당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대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전날 오후 온라인 총회에서 협의체 참여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병원협회와 수련병원협의회 등은 협의체 참여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고, 아직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개별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뿐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논의를 해봐야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사단체들이 쉽게 결론을 못 내는 이유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손정호·김서영·조주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은 공동으로 “허울뿐인 협의체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23일에는 이진우 대한의학회장과 이종태 KAMC 회장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인들에게 편승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교수님들의 결정이 정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 제자들과 멀어지는 길은 아닐지 다시 한 번 숙고하길 바란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의료계에서는 현 상태로 협의체가 출범하더라도 의사단체를 대표하는 의협과 사태의 핵심인 전공의들이 빠진 상태에서 협의체 논의가 의정갈등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의학회와 의대협회는 협의체 출범 전 의대생 휴학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교육부는 ‘내년 복귀를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만 가능하다며 반대하고 있어 협의체가 출범해도 정부와의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규홍 복건복지부 장관도 전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동맹 휴학은 정당한 휴학사유는 아니기 때문에 그걸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승인)하겠다는 교육부 입장엔 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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