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표적인 미국 민주당 지지 성향 신문사인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이번 대선부터 대선 후보 지지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WP는 사주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지시로 후보 지지 논설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AP 뉴시스
아마존 창업자이자 워싱턴포스트(WP)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WP의 지지를 철회할 것을 지시했다.
WP는 25일(현지시간) 사주인 베이조스가 WP는 이번 대선에서 후보 지지를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를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WP가 미 대선에서 어떤 대선 후보도 지지하지 않는 것은 1976년 이후 48년 만에 처음이다.
전통적인 민주당 성향인 WP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 철회는 대선 판세가 사실상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로 확실하게 기울고 있음을 나타내는 징조 가운데 하나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열 하루를 남겨 두고 해리스 부통령과 전국 지지율에서 격차를 좁히며 이제 동률로 올라선 가운데 모멘텀이 트럼프 쪽으로 넘어갔다는 분석들이 많다. 이 와중에 WP가 트럼프에 무게 추를 더 매단 셈이 됐다.
특히 베이조스는 트럼프에게는 눈엣가시와도 같았다. 트럼프 1기 집권 시기 WP가 비판 기사들을 쏟아내 트럼프가 이를 갈아왔다.
WP는 아직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논설위원 2명이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는 사설 초안을 작성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WP 최고경영자(CEO) 윌 루이스는 온라인을 통해 이번 결정을 계기로 앞으로 WP는 대선에서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CEO는 “우리는 어떤 대선 후보도 지지하지 않고, 우리의 근본으로 돌아간다”고 못 박았다.
테슬라 공동창업자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기술 투자자들과 억만장자들이 트럼프 줄대기에 나선 가운데 베이조스도 사실상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WP 직원들은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WP 노조인 WP길드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미국 수도에 자리잡은 미 전국지인 WP가 더 이상 선호 대선 후보를 표명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특히 대선을 불과 11일 앞두고 나온 이런 결정은 선거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P길드는 아울러 “(선호 대선 후보를 선언해 온) 논설실이 아닌 윌 루이스 CEO로부터 메시지가 나온 점은 경영진이 논설위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우려를 자아낸다”고 밝혔다.
WP길드는 이어 “이미 오랜 독자들로부터 구독 취소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경영진은 독자들의 신뢰를 구축해야 할 시기에 이를 외려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WP 출신인 마티 배런은 이번 WP 결정을 “겁쟁이 결정”이라면서 “민주주의가 그 희생양”이라고 비판했다.
배런은 “트럼프는 이를 사주인 베이조스와 다른 이들을 더 위협할 수 있는 초대장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주 대표 신문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도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지 않기로 했고, 이 방침에 반발해 논설위원들이 사퇴한 바 있다.
LA타임스 역시 사주인 패트릭 순시옹이 지지후보를 선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순시옹도 베이조스처럼 억만장자라고 CNBC는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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