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내수시장으로는 한계… 지역 기업들 해외로 눈돌려야"[인터뷰]

부산 中企 해외진출 돕는 강기성 부산중소벤처기업청장
195개사에 74억 수출바우처 지원
해외 전시회 참가·컨설팅 등 나서
창업기업-정부 자금 매칭 지원도
"지역 기업과 수시로 간담회 개최
현장의견 정책에 적극 반영할 것"

"내수시장으로는 한계… 지역 기업들 해외로 눈돌려야"[인터뷰]
지난달 초 중소벤처기업부의 '9월 동행축제'가 전국적으로 열린 가운데 부산 동구 수정동 소재 수정전통시장에서 진행된 동행축제 붐업 캠페인에서 강기성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앞줄 우측 두 번째)과 상인회 관계자 등이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제공

"부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도 해외시장을 보고 비즈니스를 해야 합니다. 한정적인 내수시장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지역 내에서, 국내 기업끼리 경쟁하는 것은 제로섬 게임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상공인과 소규모 기업들도 얼마든지 수출할 수 있습니다. 지역 기업들은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품 개발과 생산, 마케팅을 펼쳐야 합니다." 강기성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은 27일 부산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중소벤처기업 또한 해외시장 진출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9일 부산중소벤처기업청장에 취임한 그는 취임 한 달 여 동안 정책 현장을 뛰고 점검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내수시장으로는 한계… 지역 기업들 해외로 눈돌려야"[인터뷰]

강 청장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수출 지원 프로그램, 수출 두드림이 생기기 전부터 국내 수출기업 중 소상공인 비중은 15%로 결코 적지 않았으며 그 비중은 더 커지고 있다"며 "해외를 보고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것은 소상공인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국내 중소상공인들이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영업하더라도 외국 자본은 항상 들어오게 돼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당장 값싼 중국 수입제품과 경쟁을 벌이는 상황만 놓고 봐도 그렇다. 이 때문에 글로벌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글로벌 사고를 갖고 업체를 운영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부산중기청은 이같은 글로벌 추세를 감안해 한국남부발전을 비롯한 지역 관계기관과 협업해 부산지역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중국 시안에서 '한-중 미래차 비즈니스 상담회'를, 지난달에는 '베트남 시장개척단', 이달에는 'UAE 무역사절단' 등을 파견해 부산기업의 해외진출 기회를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UAE 사절단과는 지역 기업의 후속 수출 계약까지 성사시키기도 했다.

중소기업의 수출을 돕는 수출 바우처 사업도 추진 중이다. 강 청장은 "수출 바우처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은 해외 전시회 참가, 홍보, 통·번역, 컨설팅 등 수출에 필요한 14종 8000여개의 지원 서비스를 선택해 받을 수 있다"며 "현재 부산에서는 195개사에 74억 원의 바우처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청장 취임 이후 부산중기청의 시계는 더 빠르게 도는 중이다. 최고 책임자의 빠른 행보에 전 직원이 발을 맞춰야 하는 까닭이다.

부산중기청은 핵심 창업 지원 정책도 두루 펼치고 있다. 지역 우수 창업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중기부와 중기청은 민간 주도로 창업기업을 선별하고 민간 투자와 정부 자금을 매칭 지원하는 TIPS 사업을 운영 중이다. 현재 부산 기업은 총 79개사가 선정돼 육성 지원을 받고 있다. 소상공인과 지역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육성사업도 추진 중이다.

강 청장은 "지역의 문화, 관광 자원을 연계해 지역별 전통시장이 지닌 고유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도 펼치고 있다"며 "현재 부산에는 수영팔도시장, 부산자유시장을 비롯한 6개 시장을 지정, 이들 시장에 2년간 최대 10억 원의 육성 자금을 지원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제기되는 중소기업 규제 개선에 대한 목소리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의 규제 애로를 많이 듣고 중앙정부에 개선을 건의하는 것도 지방청의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청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17개 관계기관들로 구성된 규제개선위원회를 운영해 중소기업들의 현장 애로사항을 듣고 제도 개선사항을 관계부처에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다. 회계, 세무, 노무, 변호, 경영지도사로 구성된 비즈니스 지원단도 운영해 분야별 전문가 상담과 현장 컨설팅을 지원해 오고 있다. 올해에만 총 6235건의 상담을 지원하며 규제 개선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각종 현장방문과 간담회를 수시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정책에 반영해야 기업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부산중기청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4일에는 벡스코에서 부산시·부산고용노동청과 함께 올해 가장 큰 일자리 박람회인 '2024 잡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여기에는 부산의 214개 우수기업이 참여해 구인 청년들과 중소기업 간 일자리 매칭의 장이 됐다.

중소기업 지원사업도 차질없이 추진 중이다. 강 청장은 "중소기업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예비·초기 창업패키지를 비롯한 14개 사업에 연 52억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산중기청은 또, 앞으로 유망 스타트업 입주공간 지원을 위해 '부산 그린스타트업 타운' 조성사업에 27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창업허브 조성지'로 지정된 부산 북항에도 꾸준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소비심리 저하, 내수시장 위축이 계속되면서 부산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 부산중기청의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중기부와 중기청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위한 각종 사업, 정책이 지역사회에 잘 적용되고, 투입 예산 대비 보다 좋은 성과가 날 수 있도록 현장을 철저히 챙기겠다"며 "부산이 단순히 '살기 좋은 도시'를 넘어 청년들이 정착해 일하기 좋고 창업하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