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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명물 핼로윈 거리 축제 사라진다

정치적 행사로 확산될까 우려한 상하이 당국, 거리에서 축제 복장 엄금


상하이 명물 핼로윈 거리 축제 사라진다
지난해 할로윈 데이 축제 기간 축제 복장을 한 외국인과 중국인들이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바이두 사이트 갈무리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올해 중국 상하이에서는 핼러윈 축제날 다양한 축제 복장을 한 모습을 더이상 거리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중국 치안당국이 거리에서 축제 복장을 한 시민들을 단속하기로 한 때문이다. 27일 중국중앙 TV(CCTV)등에 따르면, 이미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상하이 경찰은 주말이던 25~26일 주요 거리에서 축제 복장을 단속하고 반발하는 젊은이들을 연행하고 심문했다. 다양한 축제 복장을 하고 나온 사람들은 경찰을 따라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지워야 했다.

토요일이던 25일 핼러윈 거리 축제의 메카 격인 징안구 쥐루루 지역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며 거리에서 다양한 축제 복장을 입지 못하게 했다.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인근 중산공원으로 이동해서 놀이를 벌이자 경찰들이 따라와 공원을 폐쇄하고 당분간 야간에 공원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자유의 여신상, 이오시프 스탈린, 레닌, 각종 요괴 및 마술사 의상들로 분장한 다양한 캐릭터의 시민들이 보였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상하이 당국은 올해 핼러윈 행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경찰력을 주요 거리에 배치했으며 상하이 디즈니랜드와 해피밸리 등과 같은 대규모 테마파크에서만 축제 복장을 하고 관련 행사를 열 수 있도록 했다.

상하이에서 할로윈 데이 축제의 메카가 된 쥐루루에는 경찰 당국이 여기 저기 철책을 둘러쳐 축제 행사를 할 수 없도록 했고, 길가에 경찰차와 경찰들이 검문을 서고 있다고 CCTV 등이 전했다.

쥐루루 거리는 상하이 황푸구와 징안구에 걸쳐 있는 시민들이 많이 몰리는 젊음과 낭만의 거리로 정평이 나있다. 해마다 이 거리에서는 핼러윈 데이 축제가 벌어져 재미있고 신나는 광경을 연출하곤 했다.

그러다 지난해 상하이에서 핼러윈 거리 축제에서 코로나19 당시 방역요원의 옷차림과 감시카메라, '백지운동'을 상징하는 백지, 자유의 여신상 의복 등 정치 풍자적인 분장이 대거 등장하자 깜짝 놀란 치안 당국이 올해 거리 의상 행사 등에 대해 금지에 나선 것이다. 핼러윈 데이 활동이 정치적 시위를 번지는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단순하게 다양한 의복, 코스튬을 입고 벌리는 행사를 넘어서 정부와 국가 지도자들을 조롱하고,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감정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이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이 즈음이면 상하이 거리 이곳저곳에서 늘 볼 수 있었던 요괴나 동물, 김정은이나 스탈린, 푸틴 등 독재자들을 조롱하는 캐릭터 복장을 입은 시민들의 활기찬 축제 활동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일부에서는 개방·포용 도시의 모습을 잃어가는 것 아니냐는 반문도 나왔다.

중국공산당 상하이시위원회 기관지 해방일보는 "핼러윈 잔치는 '외국 축제'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가 없다"라는 논평을 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