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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기금 동원 논란 일자…최상목 "청약저축 돈 쓰는 것 아냐"

기재위 국정감사 자리에서 진화
"공자기금 예탁 소폭 늘리는 차원"
금투세는 기존 폐지 입장 고수
한은 李총재는 경기침체 선그어
"전면적인 경기부양 필요 없다"

주택기금 동원 논란 일자…최상목 "청약저축 돈 쓰는 것 아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앞줄 오른쪽)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앞줄 왼쪽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약 30조원의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한 주택도시기금 활용 방안에 대해 '청약저축 돈을 끌어다 쓰는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선 '폐지가 맞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연간 성장률이 2.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경기 침체 우려엔 선을 그었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최 부총리는 "주택기금의 재원 조달은 청약저축이 20% 수준이고 나머지 80%는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8일 세수 결손에 대응하기 위해 주택도시기금의 약 2조~3조원 가량을 비롯해 최대 16조원의 기금을 동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 부총리는 "기금의 전체 여유 재원은 약 20조 원이며, 여유 자금을 공공자금관리기금에 예탁해 운용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공자기금 예탁을 소폭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5년 평균 예탁 규모는 12조원 수준이기 때문에 올해 규모(10조5000억원)에 추가 예탁을 하더라도 예년 수준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활용된 재원은 내년 주택도시기금으로 상환될 예정이며, 공자기금 예탁금리(3.12%)로 인해 자금 여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금투세 폐지와 관련해선 "유예는 불확실성을 이연시키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현행대로라면 금투세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야당 입장이 정해지지 않아 시행 여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최 부총리는 "유예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유예 사유들이 2년 안에 해결되기 어렵다"며 "금투세를 폐지하고 금융자산 과세에 대한 전면적 개편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 상황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은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집중 투표제는 기업이 두 명 이상의 이사를 선출할 때 각 주주에게 뽑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대주주 견제와 소액주주권 보호 장치로 상법상에 규정돼 있지만, 기업에서 정관으로 이를 배제할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연간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2.4%)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하면서도 경기 침체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전면적인 경기 부양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수출 부진과 관련해서는 원인으로 자동차 파업과 화학제품, 반도체 등 주요 품목 수출량 감소를 언급하며, "수출이 금액 기준으로는 감소하지 않았으나, 물량은 줄었다"며 "일시적인 요인과 중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수출량이 늘지 않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해선 경제 전망, 달러 흐름, 가계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수출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내년 경제 전망을 어떻게 할 것인지, 미국 대선 이후에 달러의 강세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거시안정성 대책이 가계부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