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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이 만든 54만원 차이…한국 성별 임금 격차 OECD 최악

[파이낸셜뉴스]
경력단절이 만든 54만원 차이…한국 성별 임금 격차 OECD 최악
취업준비 여성들이 지난 8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서울우먼업페어 2024에 참석해 채용 정보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30~34세 남성과 여성의 월급 차이가 54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임신, 출산 등으로 인한 여성 경력단절이 주요 원인이다. 대한민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국가로, 여성의 경력단절이 이러한 격차의 핵심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30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여성가족위원회, 광주북구을)에게 제출한 '남성과 여성의 연령대별 임금 현황 및 격차' 자료에 따르면, 여성 임금이 남성 대비 크게 벌어지기 시작하는 구간이 바로 30~34세로 나타났다.

2023년 한국 여성의 평균 첫째아이 출산 연령은 32.96세로, 이 연령대인 30~34세 구간에서 남녀 임금 차이는 월 53만5000원에 달해 여성 임금은 남성의 87.1% 수준이었다. 이후 35~39세 구간에서는 여성 임금이 남성 대비 79.6%(103만1000원)에 그쳤고, 40~44세 구간에서는 69.6%(171만2000원), 45~49세 구간에서는 61.7%(226만7000원)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임금 격차가 더욱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50대에 들어서면서도 남녀 임금 격차는 여전히 큰 차이를 보였다. 50~54세 구간은 276만2000원으로 여성 임금이 남성의 54.4% 수준에 불과했고, 55~59세 구간에서도 278만2000원으로 50.4%에 머물렀다.

이는 사회에 처음 진입하는 20~24세에서 여성 임금이 남성의 92.5%, 25~29세에서 92%로 비교적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이후 임금 격차를 크게 벌리는 주요 원인임을 시사한다.

전진숙 의원은 "성별 임금 격차는 여성의 경제적 지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자 UNDP 여성권한 척도에 반영되는 항목인 만큼,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영국과 캐나다처럼 임금 투명성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2017년부터 250인 이상 대기업에 대해 시간당 평균 임금 및 중간 임금을 매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표 제도를 통해 기업별 성별 임금 격차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캐나다는 1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고용평등법에 따라 임금 격차, 시간당 평균 임금 및 중간 임금, 상여금, 초과근로수당 격차 등의 정보를 매년 공개하고 고용평등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