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독일 산업을 상징하는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의 프랑크푸르트 인근 자동차 판매점 위에 10월 30일(현지시간) 까마귀 한 마리가 앉아 있다. 독일 통계청 데스타티스에 따르면 독일 경제는 성장률 둔화 속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가팔라지는 스태그플레이션 문턱까지 갔다. AP 뉴시스
독일 경제가 경기 침체 속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까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문턱에 도달했다.
성장률은 가까스로 경기침체 상황을 면했지만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 목표치인 2%를 훌쩍 넘어섰다.
치솟는 물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통계청인 데스타티스가 10월 30일(현지시간) 공개한 독일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비 2.4% 높아졌다.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았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2.1%를 웃도는 가파른 물가 오름세다.
월별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상승률이 2.9%에 이르러 9월 상승률 2.7%보다 더 가팔라졌다.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도 질주를 지속했다. 9월 3.8%에서 10월 4%로 더 높아졌다.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 세바스티안 베커는 근원 CPI 상승세로 볼 때 독일의 물가 상승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면서 당분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비관했다.
베커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노동 시장이 둔화하고 있어 이로 인해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ING의 글로벌 거시 책임자 카스텐 버젠스키는 올해 말까지 인플레이션이 더 강화되고 내년에는 2~3%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버젠스키는 에너지 가격 오름세는 이제 고려 대상에서 배제됐지만 임금이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ECB 목표를 살짝 웃도는 수준에서 버티는 ‘끈끈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 간신히 피해
독일 경제는 산업 핵심인 자동차 산업이 고전하는 가운데 간신히 침체를 피했다.
데스타티스는 속보치에서 독일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2분기 0.1% 마이너스(-) 성장한 독일 경제가 3분기에도 -0.1%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 통상 경기침체로 간주한다.
독일 경제가 3분기에 예상외로 0.2% 성장하며 가까스로 경기침체는 피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흐름이 좋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수정치, 확정치에서 경기침체가 확정될 가능성도 있다.
데스타티스는 이날 확정치에서 2분기 GDP 성장률을 -0.1%에서 -0.3%로 하향 조정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