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뉴욕 증시가 10월 30일(현지시간)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막판에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인공지능(AI) 서버·데이터센터 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는 회계감사 법인 사임 소식에 33% 폭락했다. AFP 연합
뉴욕 증시가 10월 30일(현지시간) 모멘텀 상실 가능성을 예고했다.
전날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장 초반 7% 넘게 폭등했던 알파벳이 상승폭을 2.8%로 좁혔고, 일제히 상승세로 출발했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장 마감 뒤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을 공개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플랫폼스도 시간 외 거래 흐름이 지지부진했다.
그동안의 가파른 상승세가 부담이 되면서 투자자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공지능(AI) 핵심 인프라인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제작하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는 회계 감사를 맡았던 빅4 회계법인 언스트앤드영(EY)이 이날 사임하면서 분식회계 우려가 증폭돼 33% 폭락했다.
일제히 상승→일제히 하락
3대 지수는 이날 모두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오후로 접어들면서 상승세가 약화하더니 결국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대형 우량주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전일비 91.51 p(0.22%) 밀린 4만2141.54로 마감했다.
다우는 지난 28일 6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29일부터 이틀을 내리 하락했다.
시황을 폭넓게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9.25 p(0.33%) 내린 5813.67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이 3대 지수 가운데 가장 낙폭이 컸다.
나스닥은 104.82 p(0.56%) 하락한 1만8607.93으로 미끄러졌다.
전 날 석 달여 만에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던 나스닥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월가 공포지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다시 기준선 20을 뛰어넘었다. 25일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사흘 만이다.
VIX는 1.01 p(5.21%) 뛴 20.35로 올랐다.
회계 감사 법인 사임
지난해 3월 SMCI가 회계 감사 법인으로 선임한 EY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서 사임을 밝히면서 SMCI 주가는 바닥 없이 추락했다.
EY는 지난 6월 30일 마감한 SMCI의 2024 회계연도 재무보고서와 관련해 감사보고서를 낼 예정이었지만 이를 거부하고 사임했다.
지난 8월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리서치의 SMCI 분식회계 주장이 사실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EY는 SMCI 경영진이 제출한 자료와 재무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 감사 업무를 맡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 충격에 SMCI는 전일비 16.05달러(32.68%) 폭락한 33.07달러로 추락했다.
SMCI는 그러나 여전히 올해 전체로는 16% 넘게 올랐다.
분식회계 논란 속에 SMCI 고객사 일부가 이탈할 것이란 전망 속에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될 경쟁사 델과 HP엔터프라이즈(HPE)는 급등했다.
델은 7.77달러(6.39%) 급등한 129.40달러, HPE는 0.47달러(2.37%) 뛴 20.34달러로 올라섰다.
반도체 급락
반도체 종목들은 고전했다.
전날 AMD가 장 마감 뒤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반도체 종목들에 충격을 줬다.
AMD는 17.65달러(10.62%) 폭락한 148.60달러로 추락했고, 퀄컴은 8.38달러(4.76%) 급락한 167.62달러로 미끄러졌다.
AI용 메모리반도체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은 4.10달러(3.79%) 급락한 104.08달러, 인텔은 0.60달러(2.62%) 밀린 22.30달러로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78.68 p(3.35%) 급락한 5153.49로 추락했다.
그러나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1.92달러(1.36%) 내린 139.34달러로 장을 마쳐 낙폭이 크지 않았다.
알파벳, 상승률 대거 축소
이날 반도체 종목에 호재로 작용했어야 할 알파벳의 깜짝 실적 발표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알파벳은 오전 장에서 12.34달러(7.27%) 폭등한 182.02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상승분을 대거 반납했다.
알파벳은 결국 4.78달러(2.82%) 뛴 174.46달러로 마감했다.
장 마감 뒤 깜짝 실적을 공개한 MS와 메타도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다.
MS는 0.58달러(0.13%) 오른 432.53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감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는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정규 거래 종가에 비해 3.20달러(0.74%) 오른 435.73달러에 거래됐다.
메타는 투자자들이 뉴스에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보인.
메타는 정규 거래를 1.48달러(0.25%) 내린 591.80달러로 마감했다.
시간 외 거래에서도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2% 넘게 급락했다. 메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정규 거래 마감가보다 14.80달러(2.35%) 급락한 577.90달러로 더 떨어졌다.
국제 유가, 사흘 만에 반등
국제 유가는 사흘 만에 반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가 석유 수요 감소를 우려해 증산 시점을 한 달 이상 연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유가를 끌어올렸다.
OPEC+는 당초 12월부터 증산에 나설 계획이었다.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이르면 다음 주 증산 시점 연기를 발표할 전망이다.
증산이 연기될 것이란 전망으로 유가는 2% 넘게 뛰었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전일비 1.43달러(2.01%) 뛴 배럴당 72.55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40달러(2.08%) 오른 배럴당 68.6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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