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17일 조선동해상에서 진행된 새로운 자치유도항법체계를 도입한 전술탄도미사일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1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두고 적들을 향한 대응의지라면서 핵무력 강화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최장 비행시간을 기록한 ICBM인 만큼 김 위원장이 직접 과시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발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ICBM 발사 현장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을 위협해온 적수들에게 우리의 대응의지를 알리는 데 철저히 부합되는 적절한 군사활동”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우리가 최근에 목격하고 있는 적수들의 위험한 핵동맹 강화 책동과 각양각태의 모험주의적인 군사활동들은 우리의 핵무력 강화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켜 준다”며 “공화국은 핵무력 강화 노선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임을 확언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통상 탄도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하면 이튿날 관영매체를 통해 선전해왔는데, 이번처럼 도발 직후에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메시지를 낸 건 이례적이다. 국방성이 ‘전략미사일 능력 최신기록 경신’을 부각하고 나선 것으로 미루어 이전보다 고도화된 ICBM을 크게 과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 배경에는 북한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파병된 것이 알려져 국제사회의 비난이 쏠리는 상황이 있다.
파병에 모인 관심을 분산시키는 동시에 북핵 위협의 존재감을 높여 향후 미국과의 협상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다. ICBM 고도화 결과를 보임으로써 러시아의 기술이전을 우회적으로 드러내 강화된 북러 군사협력을 과시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사된 ICBM은 실제로 역대 최장인 86분 동안 7000km 상승하며 1000km 거리를 비행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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