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애저' 매출 전년비 20%↑
수익화에 자본 지출 규모 확대
시장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계
그동안 인공지능(AI)에 대거 투자했던 미국의 대형 IT 기업(빅테크)들이 3·4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투자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내년에 더 많은 자금을 AI에 투입한다고 예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10월 30일(현지시간) 올해 3·4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와 윈도 서버 등을 포함하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241억달러(약 33조2339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0% 성장했다고 밝혔다.
대형 서버를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저장 공간 및 각종 데이터 처리 능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최근 AI 기술 도입으로 혁신을 겪고 있다. 빅테크들은 고객들이 클라우드 환경을 이용해 AI를 훈련시킬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거나, 자체 운영하는 AI 서비스를 클라우드 고객에게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AI 기술을 도입중이다. 미국 AI 기업 오픈AI의 기술을 도입한 애저의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올해 1·4분기 기준 25%로 아마존웹서비스(31%)에 이어 2위다.
MS가 3·4분기에 부동산 및 장비 구입에 쓴 돈은 149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0% 늘어났으며 대부분은 AI 서비스 지원에 필수적인 데이터 센터 건설비로 쓰였다. 분기 자본 지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200억달러로 집계됐다. MS의 에이미 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계속 자본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메타도 3·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자체 개발한 AI 모델 '라마'를 운영하는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메타의 3·4분기 매출은 405억9000만달러(약 56조426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우리의 핵심 사업을 가속할 새로운 AI 진보를 이용할 기회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기회는 앞으로 몇 년 안에 강력한 투자 성과로 돌아올 것이며 나는 우리가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메타는 이날 발표에서 올해 자본 지출 전망을 기존 370억~400억달러에서 380억~400억달러로 상향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점유율 3위(11%)인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10월 29일 3·4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년 동기보다 15% 늘어난 882억7000만달러(약 122조28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구글도 독자 AI 모델 '제미나이'를 운영 중이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AI 투자가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AI 투자 등을 위한 3·4분기 자본 지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한 130억달러로 집계했다.
투자자들은 빅테크들의 실적이 나아지긴 했지만 AI 관련 자본 지출이 크게 증가한 데다 앞으로도 증가한다고 보고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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